내놓는 정책마다 현잠 반발..."교육계 혼란 가중"

윤홍집 2023. 4. 25.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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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9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 교육·인재정책 세미나에 참석해 정부의 교육 개혁 3대 핵심 정책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새롭게 내놓은 정책들이 교육현장의 반발에 연이어 부닥치고 있다. 지방대학을 살리겠다는 취지의 정책은 오히려 지방대 '살생부'가 될 수 있다는 평을 받는가 하면, 교육전문대학원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은 반발에 부딪혀 사실상 철회됐다. 교육부는 현장의 반발을 수습하고 있으나 일부 정책을 둘러싼 잡음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학교 현장 고려치 않아" 커지는 반발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2027년까지 초·중·고교 신규 교원 선발 규모를 최대 30%까지 줄일 계획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 따라 교원의 수도 감축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당장 내년부터 중등 신규 교원을 최대 900명가량을 덜 뽑겠다는 계획이 나오자 교육계 반발이 터져 나온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교원수급계획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교육대학생연합(교대련)은 전날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감축안으로는 공교육의 위기, 교육 불평등 심화 그 어떤 것도 해결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계 안팎에선 학생 수준에 따른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면서 교원의 수를 줄이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를 도입하고 선택과목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선 적정 인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황유진 교사노동조합연맹 수석부대변인은 "지금도 선택과목에 따라 분반할 때 교사가 부족해서 한반에 42명이 수업을 듣는 경우가 있다"라며 "당장 교원 수를 줄이겠다는 것은 학교에서 일어나는 현실적인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교원 감축으로 인한 교육계 반발은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다. 교육부도 적지 않은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시선이 지배적이다.

교육부가 당초 이달 내놓기로 한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시범 운영 방안을 유보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원 감축과 교전원 운영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증폭될 반발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해석이다.

교전원 시범 운영은 올해 교육부 업무계획에 포함된 내용이었으나, 전국교원양성대학교총장협의회까지 추진을 미뤄야 한다고 요구할 정도로 반발에 부딪혔다.

■"신중치 못한 추진으로 공신력 하락"
지방대를 살리겠다는 취지로 내놓은 '글로컬대학30 추진방안'은 오히려 지방대 살생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27년까지 지방대 30곳을 지정해 대학당 10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인데, 30개 대학에 포함되지 않는 대학은 사실상 고사할 거라는 이유에서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국립대를 제외하고는 시도별로 많아야 2곳의 사립대가 선정될텐데 30개는 너무 적다"라며 "소수의 대학만 살리고 다수의 대학은 굶는 줄세우기식 정책이 아닌가 싶다"고 한숨을 쉬었다.

교육부는 글로컬대학 30 추진방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하는 것을 차단하려는 모습이다. 이주호 장관은 지난 19일 열린 대전·세종·충남지역 총장 협의회와 간담회에서 "글로컬 대학 추진방안은 혁신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정책. 결코 30개만을 살리기 위한 정책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26조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사교육비와 관련해선 정책의 중심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는 혹평이다. 교육부는 앞서 상반기 중으로 사교육비 종합대책을 내놓겠다고 밝혔으나 발표 시점을 '연내'로 미뤘다. 이 과정에선 교육부 관계자가 종합대책을 마련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1시간여 만에 뒤집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와 관련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교육부가 정책을 신중하게 내놓지 못하면 교육계의 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한번 발표된 메시지를 뒤집으면 추후 이 부총리의 워딩도 공신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 교육부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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