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래지향적 코나 디자인 비결… “전기차 먼저 그렸죠”
현대차는 코나 디자인에서 전기차를 우선했다. 파생 전기차는 통상 내연기관차를 먼저 디자인하고 전기차에 개성을 덧대는 방식으로 그리는데, 코나는 반대였던 것이다. 코나EV에서 출발해 내연기관차의 디자인을 파생했다. 내연기관·N라인·전기차가 모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입게 된 배경이다.
25일 오전 경기 광주시에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최홍석 현대차 외장디자인1팀 책임연구원은 “전기차에서 내연기관으로 디자인한 첫 시도 덕분에 새로운 시각으로 디자인 개발을 진행할 수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코나는 모든 라인업이 전기차 특유의 미래지향적인 분위기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코나는 2017년 첫 출시 이후 5년 만인 올해 2세대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이 나왔다. 앞모습은 현대차 패밀리룩(통일된 디자인)인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Seamless Horizon Lamp·끊김 없이 연결된 수평형 램프)가 눈에 띈다. 소비자들에게 주로 ‘일자(一字) 램프’라고 불리는 조명이다.
최 연구원은 “유사한 일자형 램프를 장착한 다른 브랜드의 차들과 비교하면, 현대차의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는 가장 길고 얇으며 끊김 없는 모습을 자랑한다”면서 “현대차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초 디자인에서 양산차 설계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심리스 호라이즌 램프를 최대한 얇고 길게, 암부(暗部·어두운 부분) 없이 유지하는 것이 가장 도전적인 과제였다”면서 “짧고 두꺼운 일자형 램프를 썼다면 훨씬 쉬웠을 것”이라고 했다.
패밀리룩은 멀리서 봐도 한눈에 제조사를 알아차릴 수 있는 공통 디자인 요소를 통해 브랜드 정체성을 확고히 드러내는데, 개별 차종의 창의적인 디자인을 해친다는 단점도 있다. 최 연구원은 “일자 램프를 공유하는 그랜저와 코나는 완전히 다르게 생겼지 않느냐”면서 “공통적인 ‘현대룩’이 있지만, 개별 차종을 다 다르게 디자인하고 있기 때문에 패밀리룩으로 차 디자인이 유사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코나EV의 일자 램프는 가까이서 보면 내연기관 코나의 일자 램프와 생김새가 다르다. 중앙부 조명이 픽셀 모양이어서 아이오닉5의 픽셀 조명을 연상케 한다. 최 연구원은 “픽셀 조명은 아이오닉 라인업을 포함해 현대차 전기차만의 가장 핵심적이고 차별화되는 디자인 요소로,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융합해 세대를 아우른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이를 코나EV에 반영해 현대차 공통의 전기차 DNA를 공유하고 있음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코나는 1세대부터 휠 아치에 갑옷을 두른 것처럼 가니쉬(장식)를 덧댄 디자인을 썼다. 코나의 디자인 정체성으로도 불리는 ‘아머(Armor) 형상 디자인’으로,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특유의 강인한 인상을 준다. 신형 코나는 기존의 아머 휠 아치를 계승했는데, 파워트레인에 따라 각기 다른 색상을 적용했다. 최 연구원은 “단단한 느낌을 유지하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연출하는 아머 디자인은 신형 코나 외장 디자인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코나의 실내는 활용성을 극대화한 인테리어 요소가 눈에 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던 기어노브가 전자식으로 바뀌며 핸들 오른쪽 아래로 옮겨간 변화가 가장 크다. 코나의 내장디자인을 담당한 문선회 현대차 내장디자인2팀 책임연구원은 “스티어링 컬럼으로 옮겨간 전자식 변속 레버 덕분에 중앙 콘솔을 온전히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었다”고 했다.
신형 코나EV는 내연기관과 달리 내장에 에코 패키지를 운영한다. 코나의 CMF(Color Material Finish, 제품의 색상·소재·마감) 디자인 개발을 담당한 권기일 현대차 CMF팀 책임연구원은 “친환경 소재를 적극 반영한 에코 패키지는 헤드라이닝과 플로어 매트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는 등 친환경적인 전기차의 특성과 궤를 같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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