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출범 3년차 LX그룹, 대기업 됐다…재계 순위 44위

LG와 계열 분리 2년만…공정위, 구본준 회장 총수 지정

(서울=연합뉴스) 장하나 기자 = 다음 달 출범 3년차를 맞는 LX그룹이 대기업 반열에 올랐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LX그룹은 이날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23년도 대기업집단 지정 결과에서 공시대상기업집단과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신규 지정됐다. 구본준 LX그룹 회장은 기업집단 LX의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됐다.

2021년 5월 LG와 계열 분리하며 '독립 경영'에 나선 지 2년 만이다.

앞서 구 회장은 장남이 그룹 경영권을 승계하고, 동생들은 일부 회사를 분리해 독립해 나가는 LG가의 전통에 따라 형인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별세하고 조카인 구광모 회장이 그룹 회장에 오르자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5개 회사를 중심으로 독립했다.

LX그룹은 계열 분리 당시 지주사인 LX홀딩스를 주축으로 LX인터내셔널, LX하우시스, LX세미콘, LX MMA 등 4개사를 자회사로, LX판토스를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지난해 6월 공정위로부터 LX와 LG의 친족 분리를 인정받으며 계열 분리를 공식적으로 마무리 지은 데 이어 이번 기업집단 지정을 통해 재계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평가다.

LX그룹의 자산 총액은 11조2천734억원(2022년 기준)으로, 기업집단 내 순위는 44위를 기록했다.

LX그룹은 출범과 함께 공격적인 성장 전략을 구사하며 그룹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LX인터내셔널은 '한글라스'로 알려진 한국유리공업 지분 100%를 5천904억원에 인수하고, 친환경 바이오매스 발전소를 운영하는 포승그린파워 지분(63.3%)을 인수하는 등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했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인 LX판토스는 북미 지역 물류 회사 트래픽스에 지분 투자(311억원)를 진행했고, LX세미콘은 국내 차량용 반도체 설계 회사인 텔레칩스 지분(10.9%)을 취득했다.

지난해 그룹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계열 분리 이전(2020년 기준)과 비교해 각각 57.7%, 234.3%가 증가한 25조2천732억원, 1조3천457억원을 기록했다. 자산 총액도 계열 분리 이전(8조930억원)보다 3조원 이상 늘었다.

그룹 지주사인 LX홀딩스는 계열사의 사업다각화, 수익성, 성장성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그룹 내 경영개발원 역할을 수행하는 LX MDI를 설립했다. 지난해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에 금융업을 추가하며 기업 주도형 벤처캐피털(CVC)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조하고 있다.

구본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확고한 ESG 경영을 토대로 임직원 모두가 하나된 인식을 갖고, 미래 준비를 위한 근본적인 노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신입·경력 사원 교육 과정을 자체 기획·운영하는 등 인재 육성과 고유의 조직 문화 확립에도 주력하고 있다고 LX그룹 측은 전했다.

LX그룹 관계자는 "전 과정 모두 집합·합숙 교육 형태로,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도 현장을 찾아 LX 고유의 일하는 방식이나 가치에 대해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는 주력 사업의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사업 가치를 높이는 질적 성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신재생 에너지, 친환경 소재, 자동화 기술 등 각 계열사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성과 창출에 매진하고, 미래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구 회장은 "대외 환경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유연한 전략적 대응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hanaj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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