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1분기 영업익 3조5927억 ‘선두’···삼성전자 처음 넘었다
자동차 호황에 영업익 86% 급증
현대자동차가 예상치를 뛰어넘은 분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을 거두며 상장사 가운데 처음 1위에 올랐다.
현대차가 2009년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된 이후 분기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까지 제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도체를 비롯한 다른 분야가 침체된 상황에서 전기차를 필두로 자동차 시장은 호황을 맞은 데 따른 결과다.
현대차가 올해 1분기 3조592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25일 공시했다. 분기 기준으로 자사 최고이자, 국내 상장사 최고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 수준이다.
현대차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7조7786억9300만원이다. 영업이익은 3조5927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9.5%나 됐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7%, 영업이익은 86.3% 각각 올랐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3조3592억원을 기록해 최대 기록을 경신한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도 기록을 다시 썼다.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등 고부가가치 제품이 다수 팔리면서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렸다. 전기차와 SUV는 가격이 비싸서 일반 승용차보다 영업이익률도 그만큼 높다.
경상이익은 4조5909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4194억원(비지배지분 포함)이다. 각각 전년 대비 101.5%, 92.4% 증가했다.
3조6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은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호실적)로 평가된다. 증권가는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을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예측했다.
올 1분기에 좋은 성적을 낸 배경으론 차량용 반도체 수급 개선, 고환율 효과, 전기차 및SUV 등 고부가가치 차종 판매 증가 등이 꼽힌다.
현대차는 올해 1분기에 102만1712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13.2% 늘어난 수치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국내에선 19만1047대가 팔렸는데, 지난해 대비 25.6% 증가했다. 7세대 신형 그랜저가 출시 효과 등이 작용했다. 해외에서는 10.7%가 늘어난 83만665대가 팔렸다. 현대차는 해외에서 아이오닉 6 등 친환경차 판매량이 늘었다고 밝혔다.
현대차 관계자는 “반도체 공급 부족 상황이 개선됨에 따라 생산이 확대되는 가운데 주요 시장의 재고 수준은 여전히 낮아 향후 탄탄한 대기수요를 바탕으로 판매 증가가 예상된다”며 “다만 (미·중갈등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금리인상 등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한 수요 감소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마냥 호시절로 보긴 어렵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시장 경쟁 심화와 미래차 전환 비용 증가 등은 위기 요소로 꼽힌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그동안 공급자 중심의 시장이 이어졌고 전기차를 비롯한 고수익 모델로 좋은 실적을 거뒀다”면서도 “올해 하반기부터는 수요자 중심의 시장으로 전환될 수 있고 경쟁도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시장이 바뀌면서 미래차 쪽에 투자 부담도 커지게 되고 비용 절감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된다”며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수익성 개선을 위해 디지털화를 어떻게 이뤄낼 것이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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