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구매한 해외 항공권, 다음날 취소했더니 10유로만 환불?

한국소비자원,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 '키위닷컴' 주의 당부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는 가운데, 해외 항공권 가격비교 사이트인 '키위닷컴'에 대한 소비자 피해 주의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오늘(25일) 키위닷컴에서 항공권을 구매했다가 취소하는 경우, 취소 시기나 결제 금액에 상관없이 10유로만 환불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지난달 키위닷컴에서 서울-괌 왕복항권 2매를 예약해 196만 원을 결제한 한 소비자는 다음날 개인 사정으로 취소를 요구했지만, 해당 사이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적립금으로 10유로만 환불됐습니다.

키위닷컴 측은 "상품 판매페이지 내용과 약관에 '자발적 취소 시 환불불가 조건으로 10유로만 크레디트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고지됐다"면서, "소비자는 이에 동의했기 때문에 항공사 규정과 별개로 추가 환불이 불가하다"고 10유로 지급에 대한 이유를 들었습니다.

키위닷컴, 자발적 취소 시 10유로 크레디트 지급 관련 내용(사진, 한국소비자원 제공)

이렇게 키위닷컴과 관련한 소비자 상담은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187건이 접수됐습니다.

지난해 1분기 7건이던 소비자 상담은 지난해 4분기 46건으로 분기마다 늘어났습니다.

특히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에 접수된 상담은 95건으로 지난 2022년 4분기(46건)와 비교해 106.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다른 여행사가 소비자의 취소 요구 시 항공사와 직접 연락에 기준에 따라 환불이 가능한 금액을 돌려주는 것과 다르게, 키위닷컴은 소비자가 10유로의 크레디트 지급을 요구하지 않고 직접 항공사에 취소·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항공사에서는 구입처를 거쳐서만 취소·환불 접수가 가능하다고 안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소비자가 직접 해결하는 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한국소비자원은 "사업자에게 소비자의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이용 약관을 개선하도록 권고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해외항공사인 아메리칸 항공 등 4개 항공사는 소비자 불만이 늘고 있는 키위닷컴에서 자사 항공권을 판매하지 못하도록 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소비자원은 "키위닷컴을 통한 항공권을 구입할 경우, 거래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하고, 불가피하게 계약을 취소할 때에는 크레디트 지급을 요청하기 전, 항공사에 환불이 가능한지 문의하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또 "관련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국제거래 소비자포털을 통해 상담을 받을 것"을 당부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강은희 (eunhee@jibs.co.kr)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