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파시스트 정당 창시자 유해 이장…"프랑코 정권 유산 청산해야"

김민수 기자 2023. 4. 2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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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가 과거사 청산의 목적으로 파시즘 정당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의 무덤을 이장하자 극우 성향의 시위대가 24일(현지시간) 반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의 유해가 산 이시드로 묘지에 안장되기 위해 도착했을 때 200여명의 극우 운동가들이 구호를 외치며 파시스트 경례를 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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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 과정서 극우 성향 시민들 반발, 파시스트식 경례
스페인 파시스트 정당 팔랑헤당의 창시자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의 유해가 프랑코 정권 시절 조성한 '전몰자의 계곡'에서 산 이시드로 묘지로 이장되고 있는 가운데, 극우 성향의 시민들이 파시스트식 경례를 하고 있다. 2023.04.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스페인 정부가 과거사 청산의 목적으로 파시즘 정당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의 무덤을 이장하자 극우 성향의 시위대가 24일(현지시간) 반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의 유해가 산 이시드로 묘지에 안장되기 위해 도착했을 때 200여명의 극우 운동가들이 구호를 외치며 파시스트 경례를 하면서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그의 유해가 도착하기 전 현수막을 흔드는 지지자들이 모이기 시작하자 묘지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는 1923년부터 1930년까지 알폰소 13세 치하에서 국가를 통치한 독재자인 미겔 프리모 데 리베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1933년 파시즘 이론을 바탕으로 정당 팔랑헤당을 창설했다.

이후 1936년 11월 그는 선출된 공화당 정부에 반대하는 음모를 꾸민 혐의로 처형됐으며, 1959년 그의 유해는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50km 떨어진 '전몰자 계곡'으로 옮겨졌다.

프리모 데 리베라의 유해가 60년 넘게 안치되어 있던 대성당은 프란시스코 프랑코 정권에 의해 내전 이후 2만명의 정치범들의 강제 노동에 의해 지어졌다.

프랑코가 1975년 사망하자 그 또한 프리모 데 리베라의 곁에 안장됐으며, 대성당은 프랑코 정권 시절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의 성지가 됐다.

그러나 스페인 의회는 지난해 10월 '민주주의기억법'을 발효해 1939년부터 1975년까지 스페인을 통치한 프랑코 독재 정권의 유산을 청산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스페인 내전과 이후 프랑코 정권 시절 국가폭력으로 희생당한 이들의 유해를 수습하는 등 희생자의 명예를 회복하도록 명령했다.

게다가 프랑코 정권에 대해 찬양 또는 고무하는 발언을 할 경우 최소 200유로에서 최대 15만유로까지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24일(현지시간) 스페인 파시스트 성향 팔랑헤당의 창시자 호세 안토니오 프리모 데 리베라의 유해가 안치됐었던 '전몰자의 계곡'의 모습. 스페인 정부가 과거사 청산의 일환으로 프리모 데 리베라의 유해를 이날 다른 장소로 이장했다. 2023.04.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정부는 극우 이념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전몰자 계곡 묘지의 지위를 박탈하고 독재정권의 암울했던 시절을 기억하는 장소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필라 알레그리아 스페인 교육부 장관은 이번 이장이 "스페인 민주주의의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것"이라며 이 공간이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산체스 정부는 유족과의 오랜 법적 분쟁 끝에 독재자 프랑코의 유해를 대성당에서 이전한 바 있다.

한편 대성당과 영묘에는 스페인 내전으로 희생된 3만여명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스페인 내전은 여전히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주제로 여겨진다.

최근 산체스 정부가 민주주의기억법을 통과시키자 우파 세력은 불필요한 과거사 청산이라며 내달 28일 예정된 지방선거와 연말 총선을 주목하고 있다.

극우 정당 복스(Vox)의 산티아고 아바스칼은 "총리는 문제가 생기면 죽은 자를 파헤친다"며 "그는 지난 선거 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게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증오를 파헤치고 스페인 국민을 서로 대립시키는 데만 관심이 있는 산체스 정부에 완전히 지쳤다"고 덧붙였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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