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가상화폐 세탁’ 북한인 첫 동시제재

이지윤 기자 2023. 4. 25.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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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 사이버 분야 관련 인물에 대해 처음으로 동시 제재에 나섰다.

24일(현지 시간) 외교부와 미 재무부는 북한 국영 은행인 조선광선은행 부대표 심현섭(40)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각각 밝혔다.

북한 접경 중국 랴오닝성 단둥 조선광선은행 부대표인 심현섭은 가상화폐 불법 환전을 지휘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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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 정부가 북한 사이버 분야 관련 인물에 대해 처음으로 동시 제재에 나섰다.

24일(현지 시간) 외교부와 미 재무부는 북한 국영 은행인 조선광선은행 부대표 심현섭(40)을 독자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각각 밝혔다.

브라이언 넬슨 미 재무부 테러·금융 정보 담당 국장은 이날 심현섭 등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는 보도자료에서 “북한이 위법적 수단으로 국제 금융 시스템에 접근하고 가상화폐로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개발 자금을 확보해 국제 안보를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특히 북한은 올해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세 번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북한 접경 중국 랴오닝성 단둥 조선광선은행 부대표인 심현섭은 가상화폐 불법 환전을 지휘했다고 미 재무부는 밝혔다. 조선광선은행은 북한 대외 금융 업무를 총괄하는 조선무역은행 산하로 두 기관 모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이다.

심현섭은 2019년 9월부터 해외 각지 미국계 IT(정보통신) 기업에 신분을 속이고 개발자로 취업한 북한 공작원 수천 명 임금을 수천만 달러 상당 가상화폐로 송금받았다. 또 중국에서 일하는 장외시장(OTC) 가상화폐 트레이더 2명에게 북한 해킹 조직 ‘라자루스’가 훔친 가상화폐를 환전하도록 했다.

중국인과 중국계 영국인인 이 트레이더들은 2021년 위장회사를 내세워 라자루스가 훔친 수백만 달러어치 가상화폐를 실제 돈으로 바꿨다. 이 두 사람도 미 재무부 제재 대상에 올랐다. 재무부는 “북한은 금융 당국 감시를 피하고자 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OTC 가상화폐 트레이더들을 통해 가상화폐를 환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IT업계 위장 취업은 북한의 새로운 외화벌이 전략이다. 외교부는 지난해 12월 “북한 IT 인력이 해외 각지에서 신분을 위장해 취업한 뒤 매년 외화 수억 달러를 벌어들이고 있다”며 “국내 기업이 이들을 고용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도 지난해 5월 북한 IT 인력 위장 취업을 조심하라고 당부했다.

미 뉴욕 블록체인 분석 기업 체이널리시스에 따르면 라자루스 같은 북한 연계 해커 조직은 지난해 16억5050만 달러(약 2조300억 원) 규모 가상화폐를 탈취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1년 4억2880만 달러에서 4배 가까이로 늘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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