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대륙 홀린 ‘지옥의 향기’... 두리안 큰손 中 두고 동남아 국가들 각축전
‘천국의 맛, 지옥의 향기’로 잘 알려져 있는 열대과일 두리안이 중국 부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이 두리안 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르자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에 더해 필리핀까지 중국 시장에 뛰어들었다. 중국이 이들 국가에서 수입하는 과일에 관세를 거의 물리지 않는다는 점이 두리안 호황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중국 경제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지난 6일 필리핀산 생두리안이 항공편으로 상하이에 도착했다. 지난 1월 중국 해관총서가 필리핀산 생두리안 수입을 허용한 이후 첫 번째 중국에 들어온 물량이다. 이후 지난 20일엔 해상으로도 필리핀산 생두리안이 중국으로 건너왔다. 필리핀의 첫 번째 두리안 생산 시즌이 아직 끝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필리핀산 두리안은 중국으로 대거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중국이 수입한 두리안은 총 40억3000만달러(약 5조3647억원)로, 수입과일 중 부동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위인 체리(27억7000만달러)와도 큰 차이가 난다. 수입량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에만 82만5000톤(t)의 두리안이 들어와 체리(36만7000t)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중국은 두리안 수입량은 연평균 17%씩 성장했고, 이에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 이어 세계 3위의 두리안 소비국이 됐다. 중국은 두리안을 생산하지 않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두리안의 주 소비층은 중상류층으로 알려져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중국인의 소비 성향이 발전함에 따라 고급 과일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고급 과일인 두리안과 체리, 망고스틴이 향후 5년간 주요 과일 소비 증가율 증 상위권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두리안 수요를 잡기 위해 동남아 국가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올해 초 필리핀산 생두리안 수입이 허용되기 전까지는 태국과 베트남에서만 생두리안이 들어왔다. 말레이시아는 냉동 두리안을 중국에 수출 중이다.
필리핀 두리안 수입업체인 ‘돌 차이나’의 관계자는 “원래는 해상으로만 두리안을 중국에 들여올 예정이었지만, 시장 수요가 워낙 강력해 운송비가 보다 비싼 항공으로도 두리안을 수입하게 됐다”며 “필리핀 두리안 가격은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산에 비해 저렴한 데다, 생산 시기도 이들 두리안과는 다르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돌 차이나는 연간 2000t의 필리핀 두리안을 중국에 들여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일재경은 캄보디아의 용안, 베트남의 패션프루트, 필리핀 두리안까지 수입과일이 중국에서 소비되는 데 대해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역할이 컸다고 분석했다. RCEP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아세안 10개국과 비(非)아세안 5개국(한·중·일 3개국과 호주·뉴질랜드)에서 발효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중국이 주도하고 있다.
RCEP은 2007년 발효된 한·아세안 FTA 대비 136개 농산물 품목이 추가로 개방된 것이 특징이다. 실제 한국 농산물에 대한 중국의 무관세 비중은 88.2%다. 이외 아세안 지역(92.8%), 이외 호주(91.5%), 뉴질랜드(92.0%), 일본(86.6%) 등의 농산물도 대부분 중국에 무관세로 들어오고 있다. 중국 농산물에 대한 각 국가들의 무관세 비중은 아세안 지역이 61.3~100%이고, 호주(98.5%), 뉴질랜드(96.1%) 등도 높은 수준이다. 다만 한국(62.6%)과 일본(57.8%)은 중국 농산물에 상대적으로 적게 무관세를 적용 중이다.
중국 상무부 국제통상경제협력원은 RCEP으로 인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과 수출, 수입 증가량이 2035년까지 RCEP 타결 전보다 각각 0.86%, 18.3%, 9.63%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제일재경은 “RCEP으로 묶인 지역은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농업생산지”라며 “RCEP 발효 이후 중국과 RCEP 회원국 간 농산물 무역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혁신 속 혁신’의 저주?… 中 폴더블폰 철수설 나오는 이유는
- [주간코인시황] 美 가상자산 패권 선점… 이더리움 기대되는 이유
- [증시한담] 증권가가 전하는 후일담... “백종원 대표, 그래도 다르긴 합디다”
- [당신의 생각은] 교통혼잡 1위 롯데월드타워 가는 길 ‘10차로→8차로’ 축소 논란
- 중국이 가져온 1.935㎏ 토양 샘플, 달의 비밀을 밝히다
- “GTX 못지 않은 효과”… 철도개통 수혜보는 구리·남양주
- 李 ‘대권가도’ 최대 위기… 434억 반환시 黨도 존립 기로
- 정부효율부 구인 나선 머스크 “주 80시간 근무에 무보수, 초고지능이어야”
- TSMC, 美 공장 ‘미국인 차별’로 고소 당해… 가동 전부터 파열음
- [절세의神] 판례 바뀌어 ‘경정청구’했더니… 양도세 1.6억 돌려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