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는 바코의 시선] KGC인삼공사와 SK, 백중세

방성진 2023. 4. 2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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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인삼공사가 SK와 치열한 챔피언결정전을 치를 것이다.

통합우승을 노리는 안양 KGC인삼공사가 25일 저녁 7시 안양실내체육관에서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서울 SK와의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정규리그 맞대결은 3승 3패, 골득실은 KGC인삼공사의 14점 우세였다.

KGC인삼공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고양 캐롯을 3-1로 꺾었다. 3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변준형(185cm, G)과 오세근(200cm, C)이 오마리 스펠맨(203cm, F) 부진을 극복했다. 문성곤(196cm, F)도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3점슛 4방 포함 22점으로 결정타를 날렸다.

김상식 KGC인삼공사 감독의 모션 오펜스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좋은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체력 우위를 바탕으로 풀 코트 프레스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반면, SK는 6강 플레이오프에 이어 4강 플레이오프까지 3-0으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6라운드부터 15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김선형(187cm, G)과 자밀 워니(200cm, C)는 최준용(200cm, F)의 빈자리를 기억에서 지우고 있다. 전주 KCC와 창원 LG의 강한 견제를 뚫고, 해결사의 면모를 선보였다.

허일영(195cm, F)도 적재적소에 3점슛을 터트리고 있다. 마네킹 3총사로 칭해진 최원혁(183cm, G)-최성원(184cm, G)-오재현(186cm, G)도 신 스틸러로 등장했다. 최부경(200cm, F)은 SK의 든든한 기둥이다.

바스켓코리아 기자들은 이날 경기와 이번 시리즈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Q. 챔피언결정전 1차전을 어떻게 바라보나?

손동환(이하 손) : 최후의 무대이기 때문에, 시작이 중요한 건 맞다. 그러나 KGC인삼공사와 SK의 전력 차이를 감안한다면, 1차전이 그렇게 중요해보이지 않는다. 두 팀 중 어느 팀이든, 패배해도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첨언을 간단히 한다면, 2차전이 오히려 중요할 것 같다.
다만, SK가 1차전에서 패한다면, SK가 쌓아온 힘이 떨어질 수 있다. 연승이 끊길 때, 누적된 피로감이나 우울감이 몰려오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로 본다면, SK는 1차전을 최고의 성과로 마칠 필요가 있다.

박종호(이하 박) : 1차전 승리 팀의 우승 확률은 72%다. 기세로만 보면, SK의 기세가 엄청나다. 정규시즌 후반부터 플레이오프까지 15연승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준용의 공백에도 이룬 엄청난 성과였다. 만약 1차전을 승리한다면, SK의 기세는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KGC인삼공사도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1패를 기록했지만, 전반적으로 주전 선수들과 백업 선수들을 고르게 기용하며 체력 안배에 성공했다. 거기에 상황은 다소 다르지만, EASL(동아시아 슈퍼리그)에서 SK를 꺾은 기억도 남아있다. 또한, KGC인삼공사의 홈에서 치르는 경기다. 누가 이겨도 이상하지 않지만, KGC인삼공사의 근소 우위를 예상한다.

방성진(이하 방) : 4강 플레이오프 경기력에 주목해야 한다. SK는 정규리그 2위 LG를 상대로 안정적인 경기력을 유지했다. 김선형과 워니를 중심으로 허일영과 마네킹들의 활약도 이어졌다. '역전의 명수'답게 크게 밀리고 있어도 곧장 뒤집을 수 있는 저력을 가지고 있다. 15연승의 기세도 무시할 수 없다.
KGC인삼공사의 4강 플레이오프는 만족스럽지 않았다. 6강 플레이오프에서 3-2로 간신히 올라온 고양 캐롯에 고전했다. 변준형의 좋은 컨디션은 고무적이지만, 스펠맨의 기복은 어려움으로 다가온다. 대릴 먼로(197cm, F)의 컨디션도 2021~2022시즌 플레이오프 때와 달랐다.

Q. KGC인삼공사와 SK의 핵심 매치업은?

: 먼저 변준형과 김선형을 꼽고 싶다. 변준형은 4강 플레이오프 승부처에서 팀을 승리로 이끌었고, 김선형은 정규리그 6라운드부터 4강 플레이오프까지 믿을 수 없는 퍼포먼스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오마리 스펠맨과 자밀 워니다. 워니는 6라운드부터 지금까지 통제할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줬다. 도대체 어떻게 막을지 답이 안 섰다. 하지만 스펠맨이 워니와의 상성에서 크게 밀리지 않고, 4강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터닝 포인트를 형성했다.
그리고 김선형과 워니는 1년 전 챔피언결정전에서 변준형과 스펠맨을 이겼다. 그렇기 때문에, 김선형과 워니는 자신감을 보일 거고, 변준형과 스펠맨은 이를 갈 거다. 그래서 두 매치업은 관심을 더 끌 것이다.

: 양 팀의 에이스들을 뽑고 싶다. 시즌 끝까지 정규시즌 MVP 자리를 위해 싸운 김선형과 변준형이다. 실력 및 기세로만 보면 김선형의 우위다. 다만 김선형은 시즌 막판부터 지금까지 치열하게 달려왔다. 4강 플레이오프에서 약간 주춤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본인 득점이 막혀도 팀 동료를 살릴 줄 아는 진정한 ‘농구 도사’다. 변준형도 만만치 않다. 폭발력은 떨어지지만, 수비에서 많은 역할을 해줄 수 있다. 또한, 개인 능력을 통해 팀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는 선수다. 정규시즌 MVP를 아쉽게 차지하지 못한 만큼 챔피언결정전 MVP에 더 간절할 수도 있다.

: 스펠맨과 워니다. 이들은 2022~2023시즌 외국 선수 MVP 경쟁 상대이기도 했다. 그러나, 스펠맨과 워니의 플레이오프 활약은 상반됐다. 김선형과 함께 펄펄 날았던 워니와는 달리 스펠맨의 기복은 극심했다. 스펠맨은 내외곽에서 디드릭 로슨(202cm, F)에 틀어막혔다.
자존심 상할 수 있겠지만, 스펠맨은 워니의 활약을 따라잡아야 한다. 상수로 자리잡은 워니처럼, 스펠맨도 기복 없는 활약을 보여줘야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가져올 수 있다.

Q. 1차전에서 활약해야 하는 선수가 있다면?

: 안영준(195cm, F)-최준용 등 주축 장신 자원이 빠진 SK는 포워드의 강점을 살리기 어렵다. 허일영이 있다고는 하지만, 7전 4선승제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 있다. 그래서 문성곤이 포워드 라인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오세근은 자기 몫을 할 선수이기에, 문성곤이 KGC인삼공사에서는 변수라고 생각한다.
위에서 이야기했듯, SK는 안영준과 최준용 없는 챔피언결정전을 치른다. 쓰리 가드를 사용하거나, 허일영이 포함된 라인업을 사용할 거다. 하지만 KGC인삼공사의 라인업을 보면, 허일영의 출전 시간이 늘어날 수 있다. 허일영의 체력 관리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SK의 경기력이 달라질 것이다.

: KGC인삼공사에서는 렌즈 아반도(188cm, G)를 뽑고 싶다. 아반도는 SK 상대로 시즌 평균 20점을 기록했다. 오죽하면 전희철 SK 감독도 “아반도가 제일 무섭다”고 말했다. 4강에서는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지 못했지만, 아반도의 화려한 플레이에 폭발적인 득점까지 나온다면 KGC의 우승 가능성은 더 높아질 것이다.
SK에서는 최부경을 뽑고 싶다. SK가 최준용의 공백에도 잘나간 이유였다. 좋은 위치 선정으로 김선형과 워니 효과를 공격에서 충분히 누리고 있다. 수비에서는 두말할 것도 없다. 다만, 상대는 기존과 다른 리그 최고의 빅맨 오세근이다. 최부경이 공수에서 오세근을 제어해야 한다.

: 아반도가 KGC인삼공사의 우승을 가져올 수 있다. SK를 상대로 좋은 기록을 냈을 뿐 아니라 경기력 차이를 만들 수 있는 선수다. 김상식 감독은 모션 오펜스를 기반으로 경기를 풀어간다. 코트 위 선수들 모두 공을 만지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한다. 안정적인 공격 시스템이다. 스펠맨과 아반도는 안정성에 폭발력을 더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SK에서는 최부경을 뽑겠다. 최부경은 공수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다. 그러나, 플레이오프와 달리 챔피언결정전의 상대는 오세근이다. 오세근은 이승현(197cm, F)-김준일(201cm, C)과 달리 3점슛을 많이 시도한다. 수비 부담은 더 클 것이다. 공격보다 수비에서 좋은 활약을 해야 한다. 

Q. 두 팀은 어떤 수를 꺼낼까?

: KGC인삼공사는 김선형-워니를 막는데 집중할 것이다. 하지만 LG전과 달리, 도움 수비와 로테이션 수비를 많이 안 할 수 있다. 크게 밀리는 매치업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스펠맨이 워니를 1대1로 막지 못한다면, 김상식 감독은 여러 가지 수를 생각해야 한다. 그게 이번 시리즈의 가장 큰 수가 될 수 있다.
SK는 김선형과 워니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다만, 두 선수의 득점 분포를 줄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두 선수에게 점수를 몰아줄 방법을 생각할 것 같다. 전희철 SK 감독도 4강 플레이오프 종료 후 “두 선수의 집중력을 배가할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 양 팀 모두 특별한 변화는 없을 것이다. KGC인삼공사는 항상 KGC인삼공사의 농구에 집중하며, 본인들의 농구를 이어갔다. SK도 15연승을 기록하고 있는 만큼, 굳이 변화를 줄 필요는 없다.
다만, KGC인삼공사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반도라는 카드가 있다. 김상식 감독은 4강 플레이오프 승리 이후 “챔프전에서는 아반도를 더 사용할 생각이 있다. SK에 강했다”라고 말했다. 아반도의 에너지 레벨은 SK를 괴롭히기 충분하다.
SK는 리바운드를 강조할 것이다. 특히 상대 팀에는 오세근, 문성곤이라는 뛰어난 리바운더들이 있다. 최부경과 허일영의 높이가 있지만, 오세근과 문성곤에 비해서는 아쉽다. 또한, 자주 사용했던 3가드 라인업도 KGC인삼공사에 비하면 너무 낮다. 이는 이번 시리즈 내내 SK가 해결해야 할 과제다.

: KGC인삼공사와 SK 모두 1차전에 정공법으로 나설 거다. 정규리그와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다. KGC인삼공사의 모션 오펜스와 SK 김선형-워니 중심 농구의 한판 대결을 예상한다.
김상식 감독은 아반도 출전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반도의 출전 시간은 15분을 넘지 않으리라고 예상한다. 아반도를 4강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기용하지 않은 이유가 있을 거다. 아반도를 크게 신뢰하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닐까.

사진 제공 = 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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