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출근길 막아선 ‘마지막 세대’, 이들이 접착제로 도로에 손 붙인 까닭은

선명수 기자 2023. 4. 25.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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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 활동가들이 강력접착제로 도로에 자신의 몸을 붙이고 정부의 기후변화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P연합뉴스

독일의 기후운동가들이 24일(현지시간)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곳에서 손 등 자신의 몸을 강력접착제로 도로에 붙이고 기후변화에 대한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독일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Last Generation)’ 회원들은 이날 오전 출근시간대 도로 표면에 강력접착제로 자신의 몸을 붙이고 베를린 일대의 교통을 마비시켰다.

헬기까지 동원해 진압에 나선 경찰은 도로에 붙은 기후운동가 등 200여명을 체포하고 베를린 시내 35곳에서 벌어진 시위를 해제했다. 경찰은 이들을 도로에서 떼어내기 위해 드릴을 이용해 아스팔트를 잘라내는 작업을 벌였다.

이날 시위로 인해 베를린 도시고속도로 A100의 통행이 한 때 마비되는 등 곳곳에서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출근길 시위로 도로 교통에 차질이 빚어지자 한 시민이 기후운동가를 폭행하는 충돌도 벌어졌다.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기 위해 “베를린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도로를 점거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 단체는 ‘지구 기온 상승폭 1.5도 제한’이라는 국제사회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부가 세부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 단체는 성명을 통해 “정부가 우리 삶의 파괴를 막을 계획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저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시위에 대해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현 정부는 이전의 어떤 정부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많은 조치를 취해 왔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비판의 목소리를 낼 수 있지만, 공공질서를 대대적으로 방해하는 것이 이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4일(현지시간) 기후운동가들이 독일 베를린 곳곳에서 자신의 손을 강력접착제로 도로에 붙이는 도로 점거 시위를 벌이자 경찰이 드릴을 이용해 도로에 붙은 운동가들을 떼어내고 있다. AP연합뉴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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