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13년 만에 재계 순위 5위로…쿠팡, 3년째 총수 지정 안돼 논란

이희경 2023. 4. 25.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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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가 롯데를 제치고 자산총액 기준 대기업집단 순위 5위로 올라섰다. 물적분할에 따른 신설회사의 주식가치가 포함돼 자산이 30조원 이상 늘어나면서다. 아울러 전기차 등의 성장세에 힘입어 에코프로 등 8개 기업이 대기업집단에 새롭게 포함됐다. 쿠팡은 자산총액이 10조원을 넘어 순환출자 해소 등의 의무를 지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상출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올해도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동일인(총수)으로 지정되지 않으면서 쿠팡은 ‘총수없는 기업 집단’ 형태를 지속하게 됐다.
포스코.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25일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 자료에 따르면 올해 포스코의 자산총액은 132조1000억원으로 집계돼 삼성(486조4000억원), SK(327조3000억원), 현대자동차(270조8000억원), LG(171조2000억원)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기존에 5위였던 롯데는 자산총액이 129조7000억원으로 파악돼 6위로 밀려났다. 롯데가 재계순위 5위를 내준 건 지난 2010년 이후 13년 만이다. 공정위는 “포스코는 물적 분할 이후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포스코 주식 가치 약 30조원이 자산으로 추가 산정돼 자산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공시집단에 이름을 올린 기업집단은 LG에서 분리된 LX,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 한솔, 삼표, BGF(CU편의점) 등 8곳이다. 공정위는 2차전지, 전기차 부품 등 신산업분야로 기업들의 진출이 확대되면서 공시집단 수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에코프로, 고려에이치씨, 글로벌세아, DN의 경우 전년 대비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 증가했다. 반면 현대해상화재보험과 일진은 각각 금리상승에 따른 보유채권 가치 하락, 일진머티리얼즈 매각 등에 따른 자산총액 감소로 올해 공시집단에서 빠졌다. 이에 따라 공시집단은 지난해 76곳에서 올해 82곳으로 6곳 늘었다. 공시집단에 포함되면 대규모내부거래 의결 및 공시, 비상장회사 중요사항 등 각종 공시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82개 공시집단 중 자산이 10조원 이상인 기업만 추린 상출집단은 48개로 전년보다 1개 늘었다. LX와 장금상선 및 쿠팡이 신규 지정됐고, 교보생명과 두나무는 지정 제외됐다. 교보생명은 금리 상승에 따른 매도가능금융자산(채권 등)의 평가금액 감소가 영향을 미쳤고, 두나무는 가상자산 거래수수료 수익 및 고객예치금 감소가 순위 하락의 배경이 됐다. 상출집단은 공시의무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

공정위는 기업 간 대형 인수합병(M&A) 역시 공시집단 지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 인수로 계열회사(25개)와 자산총액(1조8000억원)이 늘었다. 다만 하이브의 경우 2021년 이후 사업규모가 확대됐지만 SM엔테테인먼트 인수 포기로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치지 못하면서 공시집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공정위는 올해도 쿠팡의 김범석 의장을 동일인으로 지정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쿠팡 법인이 2021년 이후 3년째 동일인으로 지정돼 쿠팡은 ‘총수없는 기업’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쿠팡에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김범석 의장이 올해에도 동일인 지정을 피한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이에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제도적 미비로 외국인 동일인 지정에 관한 관련 규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쿠팡은 김범석을 동일인으로 지정하는 데 반발하고 있고 별도 기준 없이 동일인으로 지정하면 주가 하락 등을 이유로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청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동일인 판단 기준을 구체화한 공정거래법 시행령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집단 동일인·배우자·동일인 2세의 국적 현황을 조사했는데, OCI 총수인 이우현 부회장이 미국인인 것으로 파악됐다. 배우자가 외국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7개, 동일인 2세가 외국 국적이나 이중 국적을 보유한 집단은 롯데 등 16개(31명)로 집계됐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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