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획사도 플랫폼 통해 빌보드 차트인...틱톡 플랫폼의 비결은
탄탄하게 설계된 기존 음악 산업의 가치 사슬을 따라가지 않아도, 자본력을 기반으로 한 대형 기획사의 프로모션 없이도 무명 아티스트의 음악이 전 세계를 강타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들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새로운 문법의 배경에는 ‘틱톡’과 같은 숏폼 영상 플랫폼이 있다. 수많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들은 숏폼 플랫폼에서 음악과 영상을 결합해 다양한 콘텐츠를 생성하고, 이 콘텐츠는 바이럴되어 전 세계로 퍼진다.
틱톡의 아시아 음악사업개발을 담당하는 배정현 총괄을 만나 음악 플랫폼으로서의 틱톡과 비전에 대해 들어보았다.
창작자 위한 진입장벽 끊임없이 낮출 것
음악 흥행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플랫폼 틱톡의 방향성에 대해 배정현 총괄은 이와 같이 설명했다. 틱톡은 한 콘텐츠를 띄우기 위해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 다만 무명 아티스트도 플랫폼을 통해 성공할 수 있도록 기회 요소를 늘리고, 성공하는 콘텐츠의 총량 자체를 확장한다는 것이다.
배정현 총괄은 “흥행보다는 기회의 관점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하며 “과거보다 무명에서 스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훨씬 열려있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본인의 재능조차 선보일 기회가 없었던 아티스트들이 자신의 작업물을 선보일 기회 자체가 많아지는 것이다. 그렇기에 수많은 창작자가 틱톡에 참여하고 있으며, 콘텐츠가 바이럴되어 전 세계로 확장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음악 산업에서 틱톡과 같은 플랫폼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흥행이 플랫폼의 알고리즘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일각에서는 나오고 있다. 배정현 총괄은 이에 대해 “여전히 아티스트와 콘텐츠가 바이럴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며 “사람들이 툭 주어지는 것을 그냥 수용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런 소통없이 음악 만들어서 챌린지 하나 시작하는 형태로는 성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플랫폼은 무소불위의 힘이 아니기에, 역으로 플랫폼의 문법을 이해하고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틱톡은 이를 위해 크리에이터를 틱톡 생태계로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배정현 총괄은 “틱톡 플랫폼의 철학은 진입 장벽을 낮추는 것이다. 이를 통해 창작의 재능을 가진 더 많은 사람이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틱톡은 음악의 창작, 유통 과정을 보다 쉽게 하도록 크리에이터에게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며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활동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배정현 총괄은 “다양한 아티스트에 맞는 프로그램을 기획해 무명의 아티스트도 안정적으로 음악 활동을 영위할 수 있게끔 토대를 마련해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는 틱톡이 말하는 음악의 ‘지속가능성’으로 이어진다. 진입 장벽을 낮춰 더 많은 아티스트가 모이면, 더 많은 음악이 탄생하고 이는 소비자 효용을 높여 더 많은 소비자로 이어진다. 이처럼 팬 기반이 확대되면 아티스트의 수익화 가능성이 제고됨으로써 아티스트가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는 설명이다. 배정현 총괄은 “모두가 스타가 되거나, 기획사와 계약하지 않아도 플랫폼을 통해 자신의 활동을 주도적으로 영위할 수 있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케이팝, 시야 넓혀 문화간 협력 진행할 필요
배정현 총괄은 피프티 피프티의 성공에 대해 “쉽게 예상할 수 없던 기분 좋은 소식”이라며 “플랫폼을 잘 활용해 실력으로 성과를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상당히 많은 중소기획사에게도 동기부여를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프티 피프티의 초기 흥행의 시작은 틱톡에서 피프티 피프티의 노래 ‘큐피드’의 스페드업 버전(원곡의 속도를 높인 버전)이 인기를 끌면서다. 배정현 총괄은 피프티 피프티 현상을 설명하면서 처음 바이럴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동남아시아는 케이팝 팬층이 탄탄해 케이팝 전체에 대한 수용도가 높다. ‘큐피드’ 또한 동남아에서 케이팝을 즐기고 본인의 것으로 소화해 바이럴시킨 사례”라는 것이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선 동남아시아라는 지역의 특수성을 짚고 가야 한다. 배정현 총괄은 “동남아는 디지털 문명에 익숙한 MZ세대가 많으며, 틱톡같은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수용도 또한 높다”고 설명했다. 케이팝에 우호적인 동남아 국가가 케이팝 프로모션을 돕는 하나의 지원군 역할을 한 셈이다.
배정현 총괄은 케이팝 또한 앞으로 이러한 상황을 파악하고 동남아 아티스트와 협업하는 등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이팝의 지속가능성을 계속 고민해야 한다. 여러 나라에서 아이돌을 뽑아 그 시장을 공략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이제는 아시아 시장 자체와 호흡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동남아와 같은 시장에서 로컬 아티스트와 협업이나 콜라보를 진행하며 문화 간 경계를 넘는 진정성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협력이 밑바탕이 되면 아시아 시장 자체가 케이팝을 전 세계로 퍼트리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으며, 한국이 글로벌 트렌드를 이끄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배정현 총괄은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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