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금메달이 내 운명? 커리어 기로에 선 박세웅 구창모, KBO 선택 받을 수 있을까[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커리어를 돌아보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있다. 최정예로 구성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도 선발됐다. 하지만 아시안게임(AG)은 상황이 다르다. 와일드카드로 선발될 수 있으나 기본적으로 연령제한이 있다. 대표팀을 구성하는 기조 또한 WBC와 큰 차이를 보인다. 가을 항저우 AG 금메달 여부에 따라 큰 변화와 마주하는 롯데 박세웅(28), NC 구창모(26) 얘기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AG을 향해 시동을 걸었다. 기존 기술위원회를 전력강화위원회로 재편했고 이번주 이내로 예비엔트리를 발표할 계획이다. 만 25세 혹은 프로 입단 4년차 이하의 젊은 선수들로 대표팀이 구성된다.
한국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젊은피가 집결해 아시아 정상을 바라본다. 한국야구는 2010 광저우 AG부터 2014 인천 AG,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까지 AG 3연패를 달성했다. 항저우에서 4연패를 노린다.
프로 선수가 참가하는 대표팀 중 가장 젊은 팀이 만들어질 전망이다. 물론 연령과 무관하게 선발하는 와일드카드 세 자리가 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포수 포지션에 와일드카드가 쓰일 것으로 보인다. KBO리그 10구단 포수진을 돌아보면 KIA를 제외한 9구단 주전 포수 모두 30대다.
그런데 우투수 박세웅과 좌투수 구창모는 자신의 커리어에 AG 금메달이 큰 영향을 끼친다. 둘다 지난 겨울 소속 구단과 다년계약을 맺었다. 발표된 계약 내역을 보면 군복무에 임할 경우와 임하지 않을 경우. 즉 AG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았을 경우가 뚜렷히 구분돼 있다.
박세웅은 지난 겨울 롯데와 5년 최대 90억원 규모의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동시에 상무 입대 신청을 취소해 현역 복무를 각오할 뜻을 비췄다. 만일 박세웅이 AG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 계약기간 5년이 고스란히 실행된다. 반대로 AG 금메달이 없으면 군복무에 임하고 복무 기간은 계약 기간에서 유예된다. 금메달을 획득하면 2028시즌을 앞두고 FA 시장에 나올 수 있는데 금메달이 없으면 이 또한 2년 뒤로 미뤄진다.
구창모도 비슷하다. 지난 겨울 NC와 다년계약을 맺은 구창모는 AG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6년 최대 125억원 계약이 완성된다. 반대로 AG에 선발되지 못하거나 AG에서 우승하지 못하면 곧바로 2023시즌 종료 후 군복무에 임할 수 있다.
이미 구창모는 오는 12월 입대하는 상무에 지원서를 낸 상태다. 군복무에 임하면 계약 기간은 7년이 되며 금액은 최대 132억원이다. AG 금메달을 따면 만 32세가 되는 2029시즌에 앞서 FA가 되는데 금메달이 없으면 30대 중반에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FA 시장에서 나이는 계약규모를 결정하는 바로미터다. 박세웅과 구창모 모두 다년계약으로 이미 큰 수익을 보장 받았으나 그 다음을 고려했을 때 AG 금메달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박세웅과 구창모의 소속팀 롯데와 NC도 마찬가지다. 수준급 토종 선발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전력에서 천지차이다. 구단이 앞으로 2, 3년을 바라본다면, 박세웅과 구창모가 AG 금메달을 목에 걸고 커리어를 이어가는 게 유리하다.
박세웅과 구창모에 대한 KBO 전력강화위원회의 입장은 뚜렷하다. 이들의 대표팀 선발에 따른 병역혜택은 대표팀 구성에서 전혀 고려할 상황이 아님을 강조한다.
조계현 전력강화위원장은 “특정 선수의 계약 기간과 구단의 상황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구단의 문제와 국가대표 문제는 나눠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이번 대표팀은 3년 후 WBC까지 고려해 구성하는 대표팀”이라며 “과거와 달리 병역혜택은 우리가 고려할 상황이 아니다. 와일드카드 선수의 경우 더욱 대표팀에 선발될 가치와 자격을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에는 AG이 프로 선수들의 병역혜택 창구로 쓰였다. AG 기간 리그를 중단하고 구단마다 미필자들을 대표팀에 배치했다. 그러다가 한국야구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AG에서 홍역을 앓았다. 이번 AG에서 연령제한이 생기고 와일드카드 대상을 엄격하게 바라보고 있다.
결국 박세웅과 구창모가 대표팀에 승선하기 위해서는 절정의 활약을 펼쳐야 한다. 선발시 고개를 가로젓는 이가 없을 정도로 활약해야 와일드카드 승선에 대한 당위성을 인정받을 수 있다.
대안을 살펴보면 더 그렇다. 25세 이하로 연령을 제한해도 오른손 선발투수와 왼손 선발투수는 있다. 박세웅 대신 문동주(20)와 곽빈(24)을 선발할 수 있고 구창모 대신 이의리(21)를 선발할 수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성적에서도 문동주와 곽빈이 박세웅보다, 이의리가 구창모보다 우위에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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