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마우스필·누가 죄인인가

송광호 2023. 4. 25.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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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진 옮김.

바삭하고, 아삭하고, 끈적거리며 부드럽고, 포슬포슬하며 푹신한 느낌, 즉 음식의 질감과 관련 있는 이런 느낌이 '마우스필'(mouthfeel)이다.

생물학자와 요리사인 저자들은 먹는 즐거움의 상당 부분이 이런 '마우스필'과 관련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햄버거는 각 재료를 함께 먹을 때 입안에서 형성되는 풍미에 초점을 맞춘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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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 이미지 [따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마우스필 = 올레 G. 모우리트센·클라우스 스튀르베크 지음. 정우진 옮김.

매번 그런 건 아니지만 음식을 하고, 먹기가 귀찮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공상과학 영화에서처럼 캡슐 하나로 허기를 채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이런 상상력이 구현되지 않는 건 기술 부족 때문이 아니다. '먹는 즐거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커 상품성이 없어서다.

먹는 즐거움은 통상 입안에서 결정된다. 바삭하고, 아삭하고, 끈적거리며 부드럽고, 포슬포슬하며 푹신한 느낌, 즉 음식의 질감과 관련 있는 이런 느낌이 '마우스필'(mouthfeel)이다. 생물학자와 요리사인 저자들은 먹는 즐거움의 상당 부분이 이런 '마우스필'과 관련 있다고 말한다.

예컨대 햄버거는 각 재료를 함께 먹을 때 입안에서 형성되는 풍미에 초점을 맞춘 음식이다. 갓 구운 빵, 육질이 풍부한 패티, 아삭한 채소가 함께 있는 햄버거를 먹는 대신 각 재료를 믹서에 갈아서 먹는다면 그 맛은 끔찍할 것이다.

먹는 즐거움과 관련된 마우스필은 통상 식재료에 크게 좌우된다. 육류와 곡물, 채소를 씹을 때 느끼는 맛은 전적으로 다르다. 또한 조리법에도 영향을 받는다. 요리사들은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고기를 굽기 위해 불 온도를 조절한다. 씹는 맛을 더하기 위해 부드러운 수프에 크루통을 넣기도 한다.

저자들은 곡류, 채소, 육류와 가금류 및 생선처럼 일반적으로 즐기는 식재료를 조리해 마우스필을 내는 다양한 음식들을 소개한다.

따비. 296쪽.

책 표지 이미지 [돌베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누가 죄인인가 = 김용민 지음.

2013년 발생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에세이다. 담당 변호사로 당시 피고인 유우성 씨를 변호했던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기소에서 재판 과정, 그 후일담까지 사건을 상세히 소개한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은 북한에서 나고 자란 화교 출신의 서울시 공무원 유씨를 간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가 국가정보원의 증거 조작이 드러난 사건이다.

대법원까지 간 재판 결과, 유씨는 간첩 혐의를 벗었고, 조작에 가담한 국정원 직원들은 처벌받았다. 간첩 혐의 외에 과거 기소유예했던 불법 대북 송금 혐의로 유씨를 뒤늦게 기소한 검찰은 공소권을 남용했다는 대법원의 판단을 받기도 했다.

저자는 "법과 정의를 무기로 삼아야 할 검찰과 국정원이 거꾸로 불의를 저지르는 모순과 무고한 시민을 죄인으로 만드는 부조리, 그 과정에서 보통의 시민이 어떻게 인간의 존엄성을 잃어가는지가 이 사건 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과거사가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주고 있고, 우리는 (그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유우성 사건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돌베개. 292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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