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예능 논란 계속되는데..‘당결안’·‘결이사’ 시즌2에 쏟아지는 우려[Oh!쎈 초점]
[OSEN=김채연 기자] 더이상 ‘부부 예능’은 알콩달콩하고 행복한 잉꼬부부의 모습만 비추지 않는다. 오히려 이제는 이혼을 고민하고 부부간의 갈등을 터놓고 이야기하거나, 이혼을 결심하기 전 부부 상담을 받으면서 결혼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는 과정을 겪는다.
하지만 이런 포맷이 여러 번 등장하면서 지금의 부부 예능, 결혼 예능, 이혼 예능은 수위가 높아졌다. 성격 차이, 재력 차이는 우스울 정도다. 바람과 불륜이 언급되고, 가정 폭력과 성추행으로 인한 갈등도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은 것인지, 섭외를 하고나서 자극적인 소재가 언급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상파부터 케이블까지 리모컨을 돌리는 족족 부부 갈등이 계속된다.
실제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의붓딸이 싫다는 의사표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사놀이’를 한다면서 엉덩이를 손으로 찌르는 장면이 여러번 등장했고, 이를 새아버지 A씨는 애정 표현이라고 전했다. 결국 논란이 커지면서 A씨는 경찰에 입건되는 사건도 있었다.
부부 갈등을 다루는 예능이 많다보니 이를 여러번 출연하는 스타 부부들은 ‘불화 마케팅’에 시달리기도 한다. 실제로 김경진♥︎전수민 부부는 채널A ‘아이콘택트’, ‘애로부부’를 지나 ‘결혼지옥’까지 출연하면서 이런 불화 마케팅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대해 김경진은 OSEN에 “그걸 보고 ‘하 나 또 큰일났다’고 생각했다. 근데 어제 방송을 보면서 전 좀 진실되게 하고 싶어서 상담도 진심으로 임했다. 그동안 예능 프로그램에서 오버스럽게 한 건 있지만, 이번에는 진짜 저희 부부가 앞으로 잘 살길 바라는 마음으로 녹화했다”면서 이번 출연 역시 이전 방송의 연장선이라고 답했다.
이렇게 회차가 나오기만하면 논란이 되는 결혼 예능이 반복되면서, 비슷한 시기 시즌2 런칭을 알린 ‘당신의 결혼은 안녕하십니까(이하 ‘당결안’)’과 ‘결혼과 이혼사이(이하 ‘결이사’)’도 우려가 있었다.
우려가 나오기 무섭게 ‘당결안2’는 자극적인 부부 사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25일 방송에서 아내는 둘째 임신 당시 남편과 함께 다녔던 마사지숍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털어놓는다고. 아내는 “마사지 도중 자세를 옮기면서 남자 마사지사가 가슴을 만졌다. 처음엔 '이게 뭐지?'라고 당황했는데 알고 보니 상습범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고, 이어 "그런데 남편이 갑자기 화를 냈다. '너도 클럽에서 놀 때 가슴골 드러내는 옷 입었잖아! 그것 좀 만졌다고 X랄이야?'라고 하더라”고 충격적인 막말을 들었다고 밝힌다.
물론 방송을 통해 부부 상담을 받을 수 있고, 이혼에 대해 깊게 고민해보는 자리가 되는 것은 분명하나, 이 같은 사례가 전파를 타고 방송에 나와도 되는가에 대한 현실적인 우려가 있다. 아무에게도 득이 되지 않는 이러한 사건의 반복들이 도대체 시청자들과 출연진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가에 대한 고민이 든다.
방송보다는 경찰서를 가야할 것 같은 부부들이 여럿 등장하면서, 프로그램의 자극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사건들이 반복되면서 패널들 역시 건설적인 조언보다는 ‘아..’, ‘아이고’, ‘왜 그랬을까’ 등 리액션 정도밖에 못해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와 함께 오는 5월에는 티빙 오리지널 ‘결혼과 이혼사이2’가 공개된다. ‘결혼과 이혼 사이2’는 결혼과 이혼 사이, 선택의 갈림길에 선 네 쌍의 부부가 잘 헤어지는 법을 고민하는 현재진행형 이혼 관찰 리얼리티로, 지난 시즌에서는 독박 육아, 재력 차이, 고부 갈등 등 여러 문제를 사이에 둔 네 쌍의 부부가 출연했다.
마지막회 방송에서는 아무도 이혼을 택하지 않았지만, 방송 이후 한 부부는 가정폭력부터 외도, 마약까지 무분별한 폭로가 이어지며 결국 법적 절차를 밟게 됐다. 물론, 이 방송 이후 난임 병원을 다니며 행복한 미래를 꿈꾸게 된 부부도, 둘째를 출산하며 더 책임감있는 부부 생활을 이어가게 된 부부도 있지만, 시즌2 런칭과 함께 걱정부터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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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플러스, 티빙,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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