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오승환, 다시 9회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남정훈 2023. 4. 2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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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지난 19일 키움전에서 5-4로 앞선 9회 2사 1루에 등판한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지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결국 박 감독은 20일 키움전을 앞두고 "오승환이 자신감을 약간 잃은 것 같다. 자신의 공은 던지지 못 한다"면서 "당분간 마무리는 좌완 이승현에게 맡긴다. 오승환은 불펜투수로 기용해 회복할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며 마무리 교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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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 앞에 장사 없다고 했던가. 2005년 프로 데뷔 이후 ‘끝판왕’, ‘돌부처’라는 별명과 함께 최강 마무리로 군림했던 오승환의 아성이 무너지고 있다. 일본(2년), 미국(4년) 활동을 빼면 KBO리그에서 13시즌을 뛰면서 통산 374세이브로 역대 1위를 달리고 있는 오승환은 올 시즌 전인미답의 400세이브 고지를 밟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 분위기라면 기록 달성은 쉽지 않아보인다.

24일 현재 오승환의 올 시즌 성적표는 1승 1패 4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은 4.82에 달한다. 블론 세이브도 2개나 기록했다. 지난 19일 키움전에서 5-4로 앞선 9회 2사 1루에 등판한 오승환은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세이브를 올릴 수 있었지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결국 동점을 허용했다. 당시 셋업맨 좌완 이승현으로 충분히 경기를 끝낼 수 있는 상황임에도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에게 세이브를 올려주려다 경기를 그르칠 뻔 했다.

결국 박 감독은 20일 키움전을 앞두고 “오승환이 자신감을 약간 잃은 것 같다. 자신의 공은 던지지 못 한다”면서 “당분간 마무리는 좌완 이승현에게 맡긴다. 오승환은 불펜투수로 기용해 회복할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을 부여할 것”이라며 마무리 교체를 밝혔다.

불펜투수로 전환된 이후 첫 등판이었던 지난 21일 KIA전에서 0.2이닝 무실점 투구로 홀드를 올린 오승환은 23일 KIA전에서 또 다시 무너졌다. 1-3으로 뒤진 6회 2사 3루에 등판해 이창진에게 안타를 맞아 승계주자에게 홈을 허용했다. 삼성이 7회 2점을 내며 3-4로 따라붙은 상황에서 7회 선두타자인 최형우에게 솔로포를 맞았다. 이 홈런이 쐐기포가 되며 결국 삼성은 KIA와의 주말 3연전을 모두 내주고 말았다.

오승환이 올 시즌 부진한 이유는 주무기인 패스트볼의 구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미국 메이저리그 시절 시속 150km 중후반을 넘나들던 패스트볼은 올 시즌 평균 142.8km로 크게 느려졌다. 1982년생으로 올해 한국나이로 마흔 둘인 오승환은 ‘에이징 커브’가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다. 실제 2020년 KBO리그 복귀 이후 오승환의 빠른 공 구속은 146.2km, 145.7km(2021년), 144.7km(2022년)로 점점 느려지고 있다.

과거 전성기 시절엔 패스트볼 일변도 투구에 슬라이더만 간간이 섞어도 타자들이 손도 대지 못했지만, 이제 더 이상 오승환의 패스트볼은 ‘돌직구’가 아니다. 슬라이더의 구사율을 30% 이상으로 늘리고 미국 빅리그 시절 익힌 커브나 체인지업도 섞어서 던지고 있지만, 직구가 통하지 않으면 변화구도 제대로 먹혀들기 쉽지 않다.

24일 현재 7승12패로 9위에 머물고 있는 삼성도 오승환의 부활이 절실하다. 오승환 대신 마무리를 맡긴 이승현도 21일 KIA전에서 4-2로 앞선 9회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안타와 볼넷을 내준 뒤 최형우에게 끝내기 3점 홈런을 맞았다. 그만큼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이 책임감과 부담감이 크다는 얘기다. 어느덧 KBO리그 최고령 투수가 된 오승환. 과연 오승환은 다시금 ‘끝판왕’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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