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서 튀어나온 줄…” 330만원짜리 명품 스웨터, 뭐길래
스페인 패션 브랜드 ‘로에베(Loewe)’가 ‘픽셀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게임 속에서 막 튀어나온 캐릭터를 연상시키는 신상품을 출시했다.
25일 패션계에 따르면 로에베는 지난해 10월 런웨이를 통해 선보였던 2023 봄여름 컬렉션을 최근 매장 및 온라인에 공식 출시했다.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번 컬렉션은 픽셀화된 의류 및 액세서리를 특징으로 한다. 로에베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JW엔더슨이 디자인했다. 가격은 최소 77만원, 최고 330만원이다.
홈페이지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을 보면, 모두 픽셀화된 디자인이 적용되어 있다. 특히 후디와 반팔, 총 두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된 테크니컬 소재의 니트들이 이목을 끌었다. 옷 테두리에 검은색 솔기를 둘러, 마치 2D캐릭터를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로에베 공식 홈페이지에서 후디와 반팔 디자인은 각각 ‘테크니컬 니트 소재의 픽셀레이트 후디’, ‘테크니컬 니트 소재의 픽셀레이트 탑’ 제품명으로 330만원, 24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실제로 모델이 니트를 입고 런웨이를 걷는 모습을 얼핏 보면 평면화된 그림처럼 느껴진다. 이는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화제가 됐다. 지난 23일 트위터에 올라온 관련 글은 이틀만에 7만회 이상 조회됐다. 공유도 275회 이뤄졌다. 네티즌들은 “마인크레프트 캐릭터가 튀어나온 것 같다” “내 눈이 이상한 줄 알았다” “게임 아이템 입혀놓은 것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미국 유명 래퍼 에이셉 라키가 실제로 착용한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라키는 지난 2월 가수 리한나 생일 파티에 착용하면서 테크니컬 니트 소재의 픽셀레이트 후디를 입었다. 이는 구글에 ‘로에베 픽셀’을 검색하면 이미지 연관검색어에 ‘에이셉 라키’가 뜰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처럼 눈속임을 의도한 패션 기법을 ‘트롱프뢰유(trompe l’oeil)’라고 부른다. 트롱프뢰유는 프랑스어로 ‘실물로 착각할 정도로 정밀하고 생생하게 묘사한 그림’이라는 뜻의 미술 용어다. 패션계에서는 착시 효과를 일으키는 디자인을 말할 때 쓰인다. 옷 위에 리본을 프린팅해 실제로 리본을 맨 것처럼 보이게 하고, 비키니를 프린팅해 실제로 비키니를 입은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 모두 트롱프뢰유에 해당한다. 로에베 뿐만 아니라 에르메스, 샤넬, 장 폴 고티에, 모스키노, 꼼데가르송, 톰 브라운, 마르탱 마르지엘라 등 수많은 브랜드에서도 트롱프뢰유 기법을 사용했던 바 있다.
이와 관련, 앤더슨은 “자연스러운 모양에 대한 초점을 깨기 위해 착시를 이번 컬렉션에 차용했다”고 했다. 패션잡지 보그는 “(트롱프뢰유는) 다른 트렌드에 비해 리얼웨이에서 부담 없이 시도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어느 정도 유머러스함이 전제로 깔린 스타일인 만큼 어떤 패션보다 과감한 선택을 하기 좋은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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