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새벽 ‘민간 최초 달 착륙선’ 나올까…일 기업, 월면 착지 시도
성공하면 일본 세계 4번째 달 착륙
일본 기업이 만든 세계 첫 민간 달 착륙선의 월면 착지 시도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착지에 성공하면 비록 미국 로켓에 실려 발사됐지만 민간이 개발한 달 착륙선으로선 처음 달에 내린 기록을 일본이 세운다. 또 일본은 러시아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된다.
24일(미국시간) 스페이스닷컴 등 외신과 일본 우주기업 아이스페이스에 따르면 아이스페이스가 만든 달 착륙선인 ‘하쿠토-R 미션1’이 25일 오후 12시40분(한국시간 26일 오전 1시40분) 달 착지를 시도할 예정이다. 착륙할 곳은 달 앞면에 있는 ‘아틀라스 충돌구’이다.
하쿠토-R 미션1은 지난해 12월11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미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아이스페이스에 따르면 하쿠토-R 미션1은 직육면체와 비슷한 모양의 동체를 지녔다. 다리 4개가 달렸으며 폭 2.6m, 높이 2.3m이고 중량은 340㎏이다. 현재 월면에서 100㎞ 떨어진 궤도를 원을 그리며 공전하고 있다.
하쿠토-R 미션1은 착륙하기 1시간 전에 동체에 달린 추진기를 켜 공전 속도를 줄인다. 그 뒤 동체의 자세를 바꾸고 고도를 낮춰 월면에 내려앉게 된다. 착륙에 성공하면 하쿠토-R 미션1은 통신기기와 전력공급장치를 작동시킬 예정이다. 여기까지 모든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하쿠토-R 미션1의 달 착륙 임무에는 ‘최종 성공’이란 도장이 찍힌다.
하쿠토-R 미션1의 의미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민간기업이 만든 달 착륙선이라는 점이다. 지난 반세기동안 달 착륙은 모두 어려 나라의 국가기관이 주도해 왔다. 정부가 우주개발을 이끌고,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세금을 투입했다.
하쿠토-R 미션1의 임무가 성공하면 민간 기업이 우주 개척의 주도권을 쥐고 상업적인 개발을 해나가는 이른바 ‘뉴스페이스’ 시대가 달에서 열리는 셈이다.
또 다른 의미는 일본이 세계 4번째로 달에 착륙한 국가가 된다는 점이다. 아이스페이스는 민간 기업이긴 해도 일본에 회사의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지금까지 달 착륙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만 성공했다.
사실 일본은 최근 정부 차원에서 달 착륙을 시도한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만든 초소형 탐사선인 ‘오모테나시’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로켓인 우주발사시스템(SLS)에 실어 달을 향해 보냈지만, 통신 불량으로 달 착륙을 포기했다.
하쿠토-R 미션1이 달에 착륙하면 동체 내부에서 JAXA와 장난감 기업 토미가 함께 만든 공 모양의 초소형 로봇 ‘소라큐’가 월면으로 나오게 된다. 지름이 8㎝여서 야구공과 비슷한 크기다. 달 표면을 굴러 다니며 카메라로 주변을 촬영할 예정이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이 개발한 중량 10㎏짜리 소형 무인 탐사차량 ‘라시드’도 달 표면 탐사에 나선다. 바퀴 4개를 굴리며 이동하는데, 고해상도 카메라를 탑재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2025년에도 달 탐사를 추진한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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