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친명인지 비명인지 계파 밝혀라”… 박광온 “타협안되면 169석 힘 보여줘야”

■ 민주 원내대표후보 4人 토론회
‘윤 대통령 탄핵’ 거론 등 선명성 경쟁

“원내대표 내가 적임자”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 합동토론회에 참석한 후보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기호순으로 홍익표·김두관·박범계·박광온 의원. 박윤슬 기자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으로 위기를 맞은 더불어민주당이 25일 내년 총선을 이끌 원내 사령탑 선출을 위한 원내대표 후보 합동토론회를 갖고 노선 경쟁에 나섰다. 박광온·박범계·홍익표·김두관 4명의 후보 모두 소통과 통합을 강조했지만, 비명(비이재명)과 친명(친이재명) 등 계파 나누기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추진과 입법 독주를 정당화하는 발언이 나오는 등 난상 토론이 벌어졌다.

친명계 후보인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합동토론회 주도권 토론에서 홍 의원에게 “이낙연 캠프에서 정책본부장을 하며 열심히 도왔고 최근 언론에서는 친명으로 분류했는데 정치인은 합당한 입장이 있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으냐”며 사실상 어느 계파에 속하는지를 따져 물었다. 홍 의원이 친명을 아우르는 이른바 범명(범이재명)계로 분류되는 등 확장 정책을 펴는 것을 겨냥한 것이다. 박범계 의원도 홍 의원을 겨냥해 “지금 몸담고 있는 곳이 민주당 의원 최대 모임인 ‘더좋은미래’와 ‘민주평화통일연대’인데 원대 선거 출마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인가 아니면 극복할 것인가”라며 압박했다. 이에 홍 의원은 “저야말로 한 번도 사람에게 충성한 적 없고 항상 민주당을 위해 일했다”며 “우리 당의 계파는 외부 시각으로, 그것으로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윤 대통령의 탄핵도 거론되는 등 강성 발언도 쏟아졌다. 김 의원은 홍 의원과 박범계 의원을 향해 “문재인 정부에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당시 탄핵했으면 이런 문제는 없었을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박 의원은 “탄핵제도는 이미 상시화돼 있지만 발동 요건이 까다로운데 우리 국민 상당수가 윤석열 정권에 반대한다면 탄핵할 수도 있는 일”이라며 “우리 국민들이 잘못하면 내려오게 할 수 있는 정치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총선을 1년 앞두고 169석을 이용해 다수결로 입법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박광온 의원은 “민주당이 다수결로 법안을 처리하는 것이 입법 독주라면 국회는 제대로 기능할 수 없고 총선에서 다수당이 되려고 노력할 이유가 없다”며 “민주주의는 타협, 절충해도 끝내 안 될 경우 다수결로 처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은지·김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