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5월 춘계 대공세, 전쟁 판도 좌우한다-NYT
러, 새로운 동원령 가능성…서방의 우크라 지원 열기 가라앉길 기다려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우크라이나가 이르면 오는 5월 춘계 대공세를 개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미국 등 서방은 이번 대공세를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가 만약 이번 공세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다면 서방의 지원 약화는 물론, 우크라이나가 각국으로부터 휴전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관리들을 인용, 우크라이나가 빠르면 5월 초 러시아군에 대한 반격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결정적인 승리 없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이 약화할 수 있고, 우크라이나가 종전 또는 휴전 협상 테이블 앉아야 한다는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전직 러시아 주재 미국대사이자 나토 고위 관리인 알렉산더 버시바우 "모든 것이 이번 반격에 달렸다"며 영토 수복 또는 협상 측면에서 우크라이나에 적절한 결과가 나올 수 있는데 이번 공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리들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인 다가올 춘계 대공세를 위해 우크라이나에 막대한 규모의 대포와 탄약을 지원했다. 그럼에도 소식통은 여전히 지원이 충분하지 못하며 동맹국들이 계속해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유출된 미 국방부 문서에 따르면 또한 춘계 공세를 위한 우크라이나 12개의 전투여단이 4월 말에 준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미국과 나토 동맹국들은 9개 여단에 훈련을 지원하는 것으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춘계 대공세 계획은 세부적으로 드러나진 않았지만, 작전은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크름반도) 인근 아조우해 해안선을 따라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의 방어선을 뚫고 전세 역전을 노린다. 그럼에도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한 번의 대공세로 상황을 극적으로 바꾸긴 어려우리라 전망한다.
특히 동부 격전지 바흐무트에서 벌어진 전투로 인해 탄약과 인력을 잃었다.
그럼에도 희망적인 점은 우크라이나군이 독일제 레오파드2 전차와 같은 장비와 미국과 나토로부터 훈련받은 부대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크라이나의 춘계 대공세를 두고 많은 정보가 공개됐지만,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군이 속임수와 기만전술을 구사해 러시아의 허를 찌를 수 있다고 예상했다. 특히 미국과 나토의 정보를 이용해 러시아군의 약점을 포착할 수만 있다면 우크라이나군은 전차와 전투 차량 등을 이용해 러시아군의 방어 전선을 돌파할 수 있다.
이에 더해 러시아군은 다량의 지뢰를 전선에 매설했는데, 이러한 전선을 뚫기 위해 우크라이나군은 동맹국이 지원한 지뢰 제거 장비를 효율적으로 배치해야 한다.
병력 운용도 관건이다. 우크라이나는 현재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병사로 구성된 소규모 부대를 신병과 짝지어 새로운 전투 여단을 창설했다. 또한 지난 1월부터 독일 내 미군 훈련장에서 새로운 장비 사용법과 연합무기기동(combined arms maneuvers)을 훈련받았다.
기존에 우크라이나군은 정교한 기동전 수행 능력이 뒤떨어졌다. 기동전을 위해선 통신이 중요한데, 무선 장비가 부대마다 다르고, 러시아의 전파 방해에 취약했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작전 실패를 경험한 한 병사는 약 30명 정도로 구성된 소대급 이상의 작전을 조율하기가 여전히 매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이 동맹국으로부터 훈련받은 새로운 전술을 춘계 대공세에서 구사하는 데 성공한다면 수적으로 우세한 러시아군을 상대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크리스토퍼 왓슨 그레이디 미 합동참모차장은 "만약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방어선을) 돌파할 수 있다면 전장의 역학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불안 요소도 존재한다. 우크라이나가 현대 속도로 방공 미사일과 포탄을 소모한다면 이후 재고가 매우 부족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바흐무트 등에서 탄약을 너무 빠르게 소모하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우크라이나군은 드론을 이용해 러시아 전선 후방을 타격할 순 있지만, 러시아의 보급 거점을 타격할 수 있을 만큼 사정거리가 긴 미사일은 아직 지원받지 못한 상황이다.
◇러도 만반의 준비…시간 끌기로 서방의 우크라 지원 열기 가라앉길 기다려 춘계 대공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러시아군에도 여러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침공 시작 후 러시아는 지휘관들의 무능함이나 병사들의 훈련 부족, 포탄 및 장비 문제를 겪어왔다. 바흐무트에서도 병사 수천 명을 잃었으며, 탄약 소모도 극심하다.
이러한 단점을 러시아는 드론과 포병 등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력과 유도 장치를 사용하는 활공폭탄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러시아는 물량 면에서도 여전히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최근 각료들에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보다 더 많은 비행기와 탱크, 대포, 병사를 보유하고 있어 수적으로 유리하다고 말했으며, 결국 러시아군이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미국과 유럽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정치적인 압박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동원령을 준비하고 있다고 추측한다. 또한 유출된 미 국방부 기밀문서에 따르면 러시아 민간군사조직 와그너그룹은 교도소에서 병력 모집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푸틴 대통령은 시간 끌기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매체는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려는 서방의 열망이 가라앉으면 (러시아가) 궁극적으로 승리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과 서방은 러시아가 새로운 무기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제재와 수출 통제를 강화 하고, 각국이 러시아의 무기 지원 요청을 거부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실제로 이같은 노력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다.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인 중국은 현재로서는 러시아에 탄약이나 치명적인 군사 지원을 하고 있진 않다. 또한 이란으로부터 유도 미사일을 제공받으려는 러시아의 노력도 지금까지는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이집트도 러시아에 무기를 공급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후 미국과 영국의 외교적 압박으로 결국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일부 유럽 국가들은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렇지만 푸틴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아 평화 협상은 현재 불가능해 보인다.
셀레스트 월랜더 미 국방부 국제안보 담당 차관보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신호는 없다"면서 "푸틴이 군사적으로는 아니더라도 정치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정복하려는 전략적 목표를 포기할 것이라는 증거도 거의 없고, 믿을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의 목표는 1년이 아닌 거의 10년 동안 지속되어 온 것이다. 그래서 그가 이를 포기할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xmxs41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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