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노동시장 세미나' 개최…"올해 고용시장 긴장도 완화, 물가 압력 낮출 것"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한국은행은 25일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제로 '2023년 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본부 재입주 후 처음으로 열리는 세미나로, 팬데믹 이후 국내외 노동시장의 변화와 인플레이션에 대한 영향을 다각도로 살펴보고 정책적 시사점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창용 한은 총재의 환영사와 서영경 금융통화위원의 모두연설을 시작으로 '팬데믹 이후 노동시장 상황'과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 두 개 세션에서 총 3개의 논문 발표 및 토론이 진행됐다.
이 총재는 환영사에서 "팬데믹 이후 국내외 노동시장에 많은 변화가 나타났는데, 글로벌 공통적인 요인도 있지만 각국의 상이한 노동시장 여건으로 인한 노동시장 변화와 물가에 대한 영향이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선진국 중앙은행뿐 아니라 한국은행도 노동시장에 대해 늘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특히 세계 각국에서 노동시장과 인플레이션의 관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이러한 관계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됐다. 나아가 우리나라의 경우 급속한 고령화에 따른 노동시장의 구조 변화에 대해서도 더욱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 위원은 '노동시장 상황과 통화정책적 함의'를 주제로 한 모두연설에서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양적 지표가 팬데믹 이후 확대됐으나 긴장도(tightness)는 미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며 그 배경으로 ▷고령층의 공급 확대 ▷여성층 노동 공급 증가 ▷노동시간 감소 ▷노동시장 구조 개선 지연을 들었다.
고용의 양적 증가에도 불구하고 질적 개선이 제약되면서 노동시장의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은 상황이란 분석이다.
물가 영향의 경우 고용의 전통적인 양적 지표와 물가 간의 직접적인 관계는 높지 않으나 고용시장 tightness와 근원물가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서 위원은 "노동시장 변화와 거시경제적 파급효과는 통화정책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지닌다"며 "올해 중 고용시장에서는 수요 둔화와 공급 확대가 맞물리면서 tightness가 완화됨에 따라 물가 압력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령화, 노동생산성 하락 등 고용 상황 변화가 장기중립금리에 미치는 영향을 유의해야 한다"며 "노동생산성 하락이 지속될 경우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회귀가 불가피하고 통화정책적 부담도 증가할 수 있으므로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오삼일 한은 고용분석팀 차장은 '주요국의 노동수급 상황과 임금상승 압력'에 대해 발표했다.
오 차장은 "주요국과 비교해 보면 한국은 노동 공급을 제약하는 구조적인 요인이 크지 않은 데다 고용 비중 및 가격전가율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노동 수요 증가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았다"면서 "이로 인해 노동 수급 상황에 기반한 임금·물가 상승 압력 및 지속성이 미국 등 주요국보다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이동원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장은 '노동공급의 추세적 변화와 전망' 발표에서 향후 고령층 경제활동참가율 추세가 남성 전기고령층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추정하며 "급속한 고령화의 노동시장 영향에 대응해 노동 공급의 양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적자본 축적, 생산성 등 질적 측면의 개선에도 중점을 두고 고용정책을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두 번째 세션 발표자로 나선 이정익 한은 물가동향팀장은 '한국과 미국 노동시장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 평가'에서 "한국에 비해 미국 노동시장의 근원인플레이션 압력이 훨씬 큰 것으로 평가됐다"면서도 "노동시장 상황과 근원인플레이션 간에 유의한 관계가 존재하는 만큼 노동시장의 인플레이션 압력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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