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령층·여성 경활률 높아져…임금 상승 압력 둔화"

김혜지 기자 2023. 4. 2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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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빠른 노동공급 회복은 경기 때문이 아닌 고령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진 구조적 변화이며, 이것이 기업의 구인 성공률을 높여 임금·물가 상승 압력을 둔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은 고용 비중과 가격 전가율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노동수요가 비교적 완만하게 증가해 임금과 물가 상승 압력이 미국에 비해 약했던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노동공급을 제약하는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는 경활률이 구조적으로 감소하며 임금 동학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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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코로나 이후 노동공급 회복…기업 구인 성공률↑
구인 애먹는 美선 성공률↓…임금·물가 상승 압력 높여
고용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뉴스1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코로나19 이후 빠른 노동공급 회복은 경기 때문이 아닌 고령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이뤄진 구조적 변화이며, 이것이 기업의 구인 성공률을 높여 임금·물가 상승 압력을 둔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조사국 고용분석팀 소속 오삼일 차장과 한채수 과장 등은 '주요국 노동수급 차이가 임금 상승 압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BOK이슈노트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한국에서 미국보다 노동공급이 빠르게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참가율은 코로나 이전인 2020년 2월보다 0.4%포인트(p) 올랐으며 경활 인구는 18만명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미국은 경활률이 1%p 내려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되질 못하는 상태다. 경활 인구는 260만명이나 줄었다.

이에 보고서는 노동공급 감소의 이유를 파악하고자 구조적 요인과 경기적 요인에 따른 노동공급 변화를 분리해 생각했다.

경기적 요인은 쉽게 말해 경제 상황이 나아지면서 일을 구하지 못한 실직자들이 취직하거나, 반대로 취업자들이 경기 하강에 따라 실업자가 되는 상황을 생각하면 이해가 용이하다.

구조적 요인은 이러한 경기 순환의 결과가 아니다. 기존 경활 인구의 바깥에 있던 비경제활동인구로부터 사람들이 유입되거나 유출되는 것이다. 예컨대 고령화로 인해 경활 인구가 비경활 쪽으로 빠지거나, 여성들의 사회활동 증가로 인해 비경활 인구가 경활 쪽으로 흡수되는 식이다.

(한은 제공)

보고서의 분석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한국과 미국의 노동공급 차이는 '구조적 요인' 때문에 발생했다.

예컨대 한국에서는 고령화가 노동공급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동시에 50~60대의 노동시장 잔류 경향이 높아지면서 전체 경활률은 상승했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고령층이 노동시장에 잔류하지도 않았고, 고령화 그 자체의 타격도 이어지면서 경활률이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은 미국보다 고령화가 빠름에도 고령층과 여성을 중심으로 경활률 상승세가 지속돼 노동공급 문제에 직면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빠른 노동공급 회복은 임금·물가 상승률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됐다.

보고서가 회귀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에서 기업 구인 성공률이 1%포인트(p) 상승할 경우 근로자 임금 인상률은 0.2%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는 "미국의 경활률 하락은 임금 인상을 자극하는 요인이 됐지만 한국은 노동공급이 충분해 코로나 회복 기간 중 구인 성공률이 크게 상승했다"며 "미국은 2021년 이후 구인 성공률 하락이 임금 상승 압력을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한은 제공)

노동공급은 산업별로도 차별화되면서 자연스레 임금과 물가 상승률의 차이로 이어졌다.

한국의 경우 노동수요가 크게 증가한 제조업의 임금 상승률 증가 폭(+0.9%p)이 서비스업(+0.3%p)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반면 미국과 유럽에서는 서비스업의 임금 상승률 증가가 제조업보다 컸다. 보고서는 "특히 미국은 저임금 서비스업 임금이 많은 노동수요에 민감히 반응하면서 전체 임금 상승을 주도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보고서는 "한국은 고용 비중과 가격 전가율이 높은 서비스업에서 노동수요가 비교적 완만하게 증가해 임금과 물가 상승 압력이 미국에 비해 약했던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도 고령화가 노동공급을 제약하는 속도가 앞으로 더 빨라질 것으로 예상돼 중장기적으로는 경활률이 구조적으로 감소하며 임금 동학에 변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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