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디지털 의료, 어린이병원부터 도입" 서울대병원 새 수장의 청사진
"K-디지털 의료, 어린이병원부터 도입하겠습니다. 우리 병원에 스타 교수가 많은데요. 이제는 이런 별들이 모여 별자리를 만들 때라고 생각합니다."
서울대병원 새 수장으로 취임한 김영태 병원장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밝혔다.
앞서 김 병원장은 지난달 15일 제19대 병원장으로 취임하며 "이제는 예측하기 어려운 국가재난에 대비하면서 새로운 미래 의료서비스를 설계하고 이끌어 나가야 할 시기"라며 "서울대병원은 디지털 헬스와 첨단 의료기술을 접목해 질병을 예측·치료하는 세계 최고의 미래 서울대병원의 청사진을 마련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디지털 헬스를 기반으로 한 서울대병원의 청사진이 제시됐다. 김 병원장은 "사람이 태어나서 성장하고, 질환에 걸리고 치료하는 등 종적인 데이터의 축적이 중요한데 현재까지 가진 데이터는 수평적이었다"며 "어린이병원부터 디지털 헬스케어를 단계별 도입하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한 사람이 태어날 때부터 성장하는 과정에서 쌓은 의료 데이터에 디지털 헬스케어 기술을 접목해 치료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
이를 위해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선 ▶첨단 신생아 진단·치료 개발법 ▶희귀질환 및 소아암의 진단·치료법을 쌓고 이를 토대로 돌봄 로봇, 웨어러블 디바이스, 재택진료 등을 도입해 디지털 헬스 기반의 조기진단, 맞춤치료, 첨단 치료 등 미래 의료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그는 "최근 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에 지원하는 전공의가 부족한데,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이 디지털 헬스 시스템 도입에 힘을 쏟으면 자연스럽게 이 분야 지원 인력도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형의 미래 K-디지털 의료를 선도하기 위해 두 단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1단계는 '디지털 헬스 도입'이다. 병원 내 의료·비의료 데이터를 관리·통합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유전체 등을 연구하면서 머신러닝의 데이터를 분석해 의료 효용성을 높이고 환자의 참여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2단계는 '가치 기반 의료 도입'이다. 기존의 단기적이면서 개별적으로 시행됐던 행위 기반 의료에서 벗어나, 장기적이고 전체적인 의료를 실행해 의료비용은 줄이면서 치료 효과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구체적인 방안으로는 클라우드 시스템, 필수 의료 확보, 공공의료 네트워크, 서울대병원 네트워크(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국립교통재활병원 등)를 활용해 의료진은 효율적으로 치료하고, 환자의 입원 기간과 재발률은 줄이겠다는 것. 또 병원 경영자는 고수익과 저비용을 창출하고, 정부는 의료비용 대비 국민의 건강을 제고할 수 있다는 전략이다.
김 병원장은 "필수 의료 붕괴 위기와 지역 의료서비스의 불균형이 심화한 가운데 국가중앙병원인 서울대병원이 대한민국의 미래 의료서비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끌어 이러한 위기를 헤쳐 나가는 데 중추적 역할을 해야 한다"며 "중증 희귀 난치성 질환 중심의 연구중심병원으로 특화하고, 병원별 진료 특성화와 전국 공공의료 체계 강화를 통해 국민건강 수호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언급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기존에 서울 서북 권역의 권역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해온 서울대병원은 최근 이 센터 재지정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그는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역할은 이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탈락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지만 코로나19 환자를 너무 많이 진료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김 병원장은 "하지만 서울대병원은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재지정해줄 것을 다시 신청했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간호사 처우 개선 등 직원 근무 환경에 대해서도 신경 쓰겠다고 약속했다. 김 병원장은 "간호사는 환자와의 가장 큰 접점이므로 간호사의 처우 개선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환자 중심의 병원을 만들기 위해선 직원이 근무 환경에 만족해야 한다. 국가의 정책 기조와 맞춰가며 간호사 등 직원이 만족하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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