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한미, 행동하는 동맹”… 나토 수준 ‘한국형 핵공유’ 명문화

■ ‘핵공유 한국 권한 강화’ 특별성명
윤 “가치 공유 최상의 파트너
획기적 · 역사적 이정표 만들것”
확장억제 가시적 성과 도출
미 안보보좌관 “윤, 우크라 지지
한일관계도 용기 · 결단 보여줘”

환하게 웃는 바이든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4일 워싱턴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열린 ‘전미 학교 임원회 2023 올해의 교사’ 행사에서 연설한 뒤 아내 질 여사와 함께 환하게 웃으며 걸어가고 있다. AP 뉴시스

워싱턴 = 김윤희 기자 worm@munhwa.com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정상회담 직후 특별성명 형식을 통해 확장억제 증대·강화를 발표하기로 한 것은 점점 고도화되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한국의 안보 불안을 달래는 동시에 동북아시아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체제를 보다 확고하게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또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한·미 동맹이 핵심축 위치에 있음을 전 세계에 알리려는 목적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5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양국 밀착에 따른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첨단기술 및 공급망 협력의 가시적인 성과를 공동성명에 두루 포함할 예정이다. 양국 정상은 이와 별도로 ‘특별성명’ 형식의 문서를 통해 확장억제의 획기적 증대 방안을 담기로 했다. 이 문서에는 △정보공유 △위기 시 협의 △공동기획 △공동실행을 위한 원칙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이 확장억제가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고 안심할 수 있을 만큼 가시적이고 구체적인 그림을 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브리핑에서 “회담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을 계속 발전시키는 중요한 시점에 이뤄지는 것으로, 양 정상은 이를 긴밀히 협의할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 위협과 관련해 한국에 대한 확장억제 공약을 강화·증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미 동맹은 (북한과의) 오랜 이견에 대한 평화적·외교적 해결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위해 대북 대화 모색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이번 확장억제 강화가 한·미 동맹의 가치 동맹으로의 진화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한 호텔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서 “한·미 동맹을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이정표를 만들 것”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설리번 보좌관은 “한국은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하던 한국이 포괄적인 한·미 가치 동맹을 통해 서방 진영과 공동보조에 나서고 우크라이나 전쟁과 대만 문제에서도 국제규범의 준수를 촉구한 점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어 설리번 보좌관은 “윤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의 오랜 관심사인 한·일 관계 개선 움직임에서도 결단과 용기를 보여줬고, 한·일 정상은 함께 한·일 관계를 강화해 우리 모두를 더욱 강력하게 만들고 한·미·일 3국 관계가 더욱 강력하게 하는 데 기여했다”고 언급했다.

정부는 반도체·배터리·전기차·바이오 등 공급망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거둘 실익도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공급망은 안정성, 동맹국, 첨단기술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며 “우리와 다양한 가치를 공유하는 미국과의 협력 강화는 시너지 효과가 매우 클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 신고식과 한·미 양국 주요 경제인이 참석하는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등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약 170개 양국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해 첨단 산업 공급망 안정과 기술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