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부문 없지만…76회 칸, 韓영화 다섯 작품 수놓는다(종합)

조연경 기자 2023. 4. 25. 11:4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쟁'만 하지 못할 뿐, 사실상 모든 부문에 초청 받았다고 봐도 무방한 결과다.

제76회 칸국제영화제(FESTIVAL DE CANNES·이하 칸영화제)가 내달 16일(현지시간) 프랑스 남부지방 칸에서 개최되는 가운데, 공식 발표와 추가 초청 등을 통해 올해 칸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 한국 영화들의 윤곽이 모두 나왔다. 한국 영화의 지분은 갈 수록 높아지고 있다.

올해 칸영화제에 진출하는 한국 영화는 '거미집(김지운 감독)' 비경쟁 부문, '화란(김창훈 감독)' 주목할만한 시선, '잠(유재선 감독)' 비평가 주간, '우리의 하루(홍상수 감독)' 감독 주간 폐막작, '탈출: PROJECT SILENCE(김태곤 감독)' 미드나잇 스크리닝까지 무려 다섯 편이다.

이들 다섯 작품은 초청 받은 섹션도 다양해 의미를 더한다. 지난해에는 '헤어질 결심(박찬욱 감독)'과 '브로커(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두 편이 모두 경쟁 부문으로 소개 돼 기록적인 성과까지 거뒀지만, 올해는 즐기는 의미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발표 전부터 부문이 궁금할 뿐, 초청은 확실시 됐던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김감독(송강호)이 검열 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리는 영화다.

김지운 감독은 세 번째, 송강호는 여덟 번 째 칸 행 비행기에 올라타게 됐으며, 두 영화인이 함께 칸으로 향하는 건 15년 만이다.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은 생애 첫 칸 입성을 앞두고 있다.

'화란'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년 연규가 조직의 중간 보스 치건을 만나 위태로운 세계에 함께 하게 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느와르 드라마다. 톱스타 송중기가 택한 저예산 영화이자 느와르 장르물로 일찌감치 주목도를 높였던 '화란'은 송중기는 물론, 홍사빈 비비의 칸 데뷔가 기대를 모은다.

특히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은 다양한 지역과 문화의 독창적이고 색다른 작품을 소개하는 섹션으로, 최근에는 젊은 감독들을 집중 조명하고 있다. 이 작품으로 장편 데뷔 신고식을 치르는 김창훈 감독은 첫 번째 영화로 칸의 초청을 받은 신인 감독들에게 주어지는 황금 카메라상(Camera d'or) 후보에도 자동 노미네이트 됐다.

비평가 주간으로 소개되는 '잠' 역시 유재선 감독의 첫 번째 장편 영화다. 유재석 감독도 그 해의 가장 촉망 받는 신인 감독에게 수여하는 황금 카메라 상 후보다. '잠'이 초청된 비평가주간은 프랑스 비평가협회가 주관하며 새로운 재능을 발굴하는 데 중점을 둔 섹션으로, 전 세계 작품 중 감독의 첫 번째 또는 두 번째 작품만을 대상으로 선정된다

'잠'은 행복한 신혼부부 현수와 수진을 악몽처럼 덮친 남편 현수의 수면 중 이상행동, 잠드는 순간 시작되는 끔찍한 공포의 비밀을 풀기 위해 애쓰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정유미와 이선균이 호흡 맞췄으며, 정유미는 네 번째, 이선균은 세 번째 칸 초청이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 영화도 칸의 부름을 받았다. 두 사람이 칸 영화제에 방문한다면 동반 참석은 '그 후'(2017) 이후 6년 만이다. 이번 초청작은 홍상수 감독의 30번째 영화 '우리의 하루'다. 감독 주간 폐막작으로 상영된다. 칸 감독주간은 프랑스 감독 협회가 기존의 칸 영화제 프로그램과는 차별화된 영화들을 소개하기 위해 1969년 처음 신설한 부문이다.

홍상수 감독이 칸의 초청을 받은 건 12번째다. '우리의 하루'는 김민희를 비롯해 기주봉 송선미 박미소 하성국 김승윤 등이 출연한다. 앞서 칸 감독주간 집행위원장 쥴리앙 레지는 "김민희가 어떻게 진정한 여배우가 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며 홍상수 감독은 삶에 대한 교훈을 얘기하는 두 인물 간의 평행 편집에서 명료함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했다.

그리고 25일 오전(한국시간) 칸 집행위원회는 또 한 편의 한국 영화를 공식 초청 명단에 넣었다.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탈출: PROJECT SILENCE(김태곤 감독)'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은 액션, 스릴러, 느와르, 판타지, 호러와 같은 장르 영화 중 작품성과 대중성을 겸비한 소수의 작품을 엄선해 상영되는 섹션으로 장르물이 다양한 한국 영화에 대한 호감도가 높았다.

앞서 '사일런스'라는 제목으로 알려졌던 '탈출: PROJECT SILENCE'는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짙은 안개 속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에 고립된 사람들이 예기치 못한 연쇄 재난으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극한의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선균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이 출연했으며 이선균은 '잠'과 '탈출'로 두 작품을 칸에서 선보이게 됐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