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부채한도 대치에 "푸틴·시진핑에 놀아나는 격"

기사내용 요약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비판…"디폴트위기 조장"
"중·러 뜻대로 달러 기축통화 위상 약화할 것"

[피츠버그(펜실베이니아주)= AP/뉴시스] 힐러리 클린턴. 2023.04.25

[서울=뉴시스]구동완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문에서 "공화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며 부채한도를 놓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는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비판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매카시 하원의장이) 미국의 신용을 인질로 삼고 있다”면서 “지도자로서 책임을 지고 부채 한도를 증액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채무 불이행(디폴트)에 빠진다면 미국에서 700만 명이 일자리를 잃고 심각한 경기 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며 "미국이 경쟁국을 넘어서는 ‘민주주의 무기고’가 되는 대신 두 발이 묶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시진핑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달러의 지배력을 무너뜨리려 한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 위안화를 사용해 전 세계에 러시아산 석유를 수출할 수 있다고 공언했으며 중국에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의회가 계속해서 디폴트 위기를 조장한다면 달러를 전 세계 기축 통화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중국과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에서도 나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대치가 '미국의 민주주의가 쇠퇴하고 있고 신뢰할 수 없다'는 권위주의 정권의 주장에도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공화당이) 부채 한도를 놓고 협박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중국 통신 장비에 문제가 있다거나 러시아 침공이 임박했다는 등 미국이 말하는 모든 진실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게 만든다"면서 "미국에 대한 신뢰는 아시아 국가들이 중국의 침략을 억지하기 위해 미군 기지와 병력을 환영할지, 아니면 중국의 괴롭힘에 굴복할지 결정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매카시 의장과 공화당 의원들이 대중국 매파로 활약하면서 중국에 맞서는 척하지만, 실제론 중국 공산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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