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잔치’ 은행들, 올해도 대출 목표이익 올렸다

우리은행 목표이익률 0.3%P
농협은행 0.24%P 등 올려
“국민경제 신음하는 틈을 타서
서민상대 이익 챙기기 자제를”
4대지주 1분기도 역대급 수익

4대 금융지주가 이번 주 1분기 실적을 줄줄이 발표하는 가운데, 일부 시중은행이 예대금리차(예금·대출금리차)를 통한 ‘돈 잔치’ 비판 속에서도 올해 대출상품 목표이익률을 속속 상향한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국민의힘 윤창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품의 목표이익률을 1.95%로 설정했다. 이는 지난해 1.64%보다 0.31%포인트 올린 것으로, 우리은행은 올해 신용대출 목표이익률도 지난해보다 0.3%포인트 높은 2.15%로 올렸다. IBK기업은행은 올해 주담대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0.7%에서 올해 1월 0.82%를 거쳐 2월 1.1%로 상향했고, 같은 기간 신용대출도 1%에서 1.05%, 1.09%로 올렸다. NH농협은행은 주담대 및 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을 지난해 1.71%에서 올해는 1.95%로 0.24%포인트씩 올렸다. 다만,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올해 대출 우대금리를 각각 최대 1.4%포인트, 0.3%포인트 적용하고 있어, 실제 가산금리 수준은 전년보다 낮게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도 신용대출 목표이익률은 지난해 말 1.83%에서 0.20%포인트 내렸지만, 주담대는 지난해 말 1.35%에서 올해는 1.36%로 소폭 상향했다.

목표이익률은 은행이 기대이익 확보를 위해 설정한 수익률로, 사실상 은행이 설정한 마진율이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의 급속한 기준금리 인상 이후 예대금리차로 막대한 이익을 얻은 은행들이 아직도 ‘이자 장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경기침체 우려 속에 은행 역시 목표이익률을 낮추는 방식으로 ‘상생’에 나서야 하는데, 오히려 추가 수익을 꾀하고 있는 것. 윤 의원은 “고금리로 국민경제가 신음하는 틈을 타 더 많은 이익을 거두려는 이런 시도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4대 금융지주는 예대금리차에 따른 이득으로 올해 1분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24일 발표된 우리금융지주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9113억 원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였다. 특히 전분기(4800억 원)에 비해 89.9%나 순익이 늘었다. 오는 27일 오후 발표되는 KB·신한·하나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도 유사한 수준이 될 것으로 금융권은 전망하고 있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