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유율 20%’ 외쳤는데...중국서 고전하는 국산 보톡스

김양혁 기자 2023. 4. 25. 11: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의약품 전문 기업인 휴젤이 지난해 목표로 했던 중국 시장 점유율 20%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젤은 국내 기업으로 유일하게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보톡스 업계 한 관계자는 "앨러간의 보톡스는 보툴리눔 톡신의 대표 격으로 고급화 전략을 지속하고 있고, 입센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 1회 주사 후 긴 지속 기간 등을 강점으로 점유율을 확장해 가고 있다"며 "휴젤은 중국 승인 이전 암시장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작년 中 보톡스 시장 1조2563억원…韓 수출은 490억원
휴젤, 올해 중국 점유율 20% 목표…한자릿수에 그친 듯
“국내 기업, 中 문턱 넘어도 판매 난항”
휴젤 보툴리눔 톡신 제제(수출명 레티보). /휴젤

국내 의약품 전문 기업인 휴젤이 지난해 목표로 했던 중국 시장 점유율 20% 달성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휴젤은 국내 기업으로 유일하게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 보툴리눔 톡신 제품을 현지에서 판매하고 있다. 흔히 보톡스로 불리는 중국 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지만, 국내 기업들이 어렵게 문턱을 넘더라도 판매에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으로 수출된 보툴리눔 톡신은 3670만6000달러(약 490억원)로 집계됐다. 이는 중국 전체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의 3.9%에 머무는 수치다. 중국의 시장조사기관 중상정보망은 지난해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를 65억위안(약 1조2563억원)으로 집계했다.

올해 1분기(1~3월) 보툴리눔 톡신 중국 수출액은 94억원 규모로 1분기 역대 최대이던 2019년2658만달러(약 353억원)와 비교해 70% 이상 떨어졌다.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레티보의 첫 중국 수출 물량을 실은 차량. /휴젤

국산 보툴리눔 톡신 제품 가운데 현재 중국에서 공식 판매 허가를 받은 제품은 휴젤의 레티보(수출명)가 유일하다. 휴젤은 지난 2020년 10월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중국 당국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휴젤은 그 후로도 현지 의료진을 대상으로 학술 프로그램을 해마다 개최하는 등 중국 시장 확대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와 하반기에도 의료진 2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열기도 했다.

휴젤은 이런 판촉 활동에 힙입어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목표를 15~20%로 잡았다. 2021년 중국 진출 첫해 점유율이 10%에 이르면서 목표치를 2배로 올려잡은 것이다. 하지만 성장은커녕 전년 수준도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보툴리눔 톡신은 치료와 미용에 활용되고 있지만 제조를 위한 독소와 균주는 국제적으로 생물무기금지협약 대상 물질로 지정돼 있다. 보툴리눔 톡신은 자체가 생화학 무기로 사용될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1g으로 1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갈 수 있는 수준이다. 휴젤 측은 영업 기밀을 이유로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휴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우고는 있지만, 경쟁사에 밀리고 있다고 평가한다. 현재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을 공식 판매 중인 기업은 휴젤을 포함해 미국 앨러간, 영국 입센, 중국 란저우 바이오 등 4개사가 전부다. 100유닛 제품 기준 앨러간 제품이 3000~4000위안으로 가장 비싸고, 입센은 2000~3000위안, 휴젤1000~2000위안, 란저우 바이오 800~1500위안 순이다.

보톡스 업계 한 관계자는 “앨러간의 보톡스는 보툴리눔 톡신의 대표 격으로 고급화 전략을 지속하고 있고, 입센은 경쟁 제품과 비교해 1회 주사 후 긴 지속 기간 등을 강점으로 점유율을 확장해 가고 있다”며 “휴젤은 중국 승인 이전 암시장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고 말했다.

휴젤의 뒤를 이어 중국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도 비슷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품 승인을 받는 데는 약 8년이 걸릴 정도로 기준이 까다롭다. 그런데도 현재 중국 인증을 추진 중인 약 10개 기업 가운데 한국 기업만 절반에 이른다. 대웅제약, 휴온스, 제테마, 이니바이오 등이 중국 문을 두드리고 있다. 중국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 19억위안에서 2021년에는 46억위안으로 연평균 20% 이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