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규제에 발목잡힌 ‘한국판 애플통장’…5개월만에 가입 중단
금융당국 계좌 수 한도 50만좌 제한 탓
확대까지 수 개월…소비자 불편 커져
최대 연 4% 이자를 주고, 결제액의 최대 3%를 적립해주는 한국판 ‘애플 통장’인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통장 신규 가입이 출시 5개월 만에 전격 중단됐다. 사업 허가를 받으면서 금융당국이 제한한 계좌 수 한도 50만좌가 모두 소진돼서다. 가입자가 빠르게 늘며 인기를 끌고 있지만 규제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며 소비자들은 최소 수 개월간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만들 수 없게 된다.
25일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11월 출시한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 신규 가입을 중단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준비된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 50만좌가 모두 개설됐다”고 밝혔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 허가 당시 서비스 미가입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금지하고, 이 계좌에 대한 과도한 쏠림현상을 방지하겠다며 제휴 계좌 수를 50만좌로 제한했다. 선풍적 인기에 네이버파이낸셜과 하나은행은 신설 계좌 수를 늘려달라고 요건을 갖춰 요청할 준비를 바삐 하고 있다. 다만 한도가 다시 풀리기까지는 절차 상 수 개월이 소요될 전망이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네이버파이낸셜이 하나은행과 제휴해 출시한 상품이다. 선불충전금인 네이버페이 머니를 예금자보호가 이뤄지는 안전한 하나은행 제휴 계좌에 보관할 수 있고, 네이버페이로 결제 시 자동 충전을 지원한다. 또 최대 연 4% 금리가 적용되고, 네이버페이 머니로 결제하면 최대 3% 포인트 적립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각광 받았다. 이달 애플이 ‘애플 카드 저축 계좌’를 출시한 뒤로는 ‘한국판 애플통장’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애플은 골드만삭스와 제휴했고, 연 4.15% 이자를 준다. 애플카드를 쓰면 결제액의 1~3%를 캐시백으로 애플 통장에 입금해준다.
출시는 한국이 빨랐지만 규제에 가로막혀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맘껏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 애플 통장과 달리 혁신금융서비스를 통해 ‘조건부, 시한부로 허가’됐기 때문이다. 애플 통장은 계좌 수 제한이 없지만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현재 50만좌 밖에 못 만든다. 계좌 수를 늘리려면 금융위원회에 운영성과와 안정성을 보고하고 실무부서 협의와 혁신금융서비스 변경 승인을 거쳐야 한다. 통상 수 개월이 걸리는 절차로 당분간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신규로 만들기는 어렵다.
금융당국은 제휴혜택도 제한했다. 금융위원회는 서비스 미가입자와 혜택에 과도한 차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네이버페이 머니로 결제 시 포인트 추가 적립률도 현행에서 0.5%포인트 이내로 막아놨다. 서비스 지속 가능성도 장담하기 어렵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은 지난해 11월 서비스를 시작해 2년 간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재지정을 받지 못하면 다음해 11월 이후엔 없어진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만들 계획이었다는 한 소비자는 “단기간 다수계좌개설제한(20일)이 풀려 네이버페이 머니 하나 통장을 만들려고 하니 가입중단이라고 한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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