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로 중고차 팝니다”

2023. 4. 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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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 영통구 한 상업가.

이 '자동차 자판기'는 중고차 플랫폼 업체 체카가 만들었다.

안효진 체카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익숙한 자판기처럼 딜러를 만날 필요도 없이 손쉽게 부담없이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자판기에서 파는 자동차는 중고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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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플랫폼 체카 안효진 대표 개발
딜러·판매장처럼 대규모 전시공간 필요없어
차량입고부터 출고까지 모든 정보 앱 제공
가격경쟁력 우위확보...네이버서 15억 투자도
헤럴드경제와 인터뷰 하는 안효진 체카 대표와 본사에 위치한 자동차 자판기 건물 [김상수 기자]

경기도 수원 영통구 한 상업가. 건물 하나가 유독 높게 서 있다. 이 건물 이름 자체가 ‘자동차 자판기’다. 13층 통유리로 된 건물 안엔 오로지 자동차만 있다.

통상 생각하는 자판기와 프로세스는 비슷하다. 먼저 앱으로 자동차를 고른다. 그리고 결제하면 인증코드가 발송된다. 이 인증코드를 건물 현관 모니터에 입력하면 자판기에서 콜라가 나오듯 자동차가 1층으로 나온다.

이 ‘자동차 자판기’는 중고차 플랫폼 업체 체카가 만들었다. 안효진 체카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누구나 익숙한 자판기처럼 딜러를 만날 필요도 없이 손쉽게 부담없이 중고차를 구매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자판기에서 파는 자동차는 중고차다. 통상 중고차 구매는 지인을 통해, 혹은 딜러를 통해 산다. 그러다보니 딜러 운에 차량 품질이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자동차 자판기 시스템에선 사람 만날 일이 없다. 딜러가 없으니 비용도 절감된다. 기존 중고차 판매장처럼 대규모 전시공간도 필요 없다. 그래서 가격경쟁력도 갖출 수 있다는 게 안 대표의 설명이다.

또 하나 중요한 건 차량 정보, 그리고 신뢰다. 자동차 자판기에선 딜러가 말로 주는 정보를 앱으로 보여준다. 차량 입고부터 수리, 출고까지 모든 정보를 앱으로 공개하고, 출고 후 성능을 보장하는 보증서도 발급한다.

원래 체카의 주된 사업은 중고차 품질 인증 분야다. 포르쉐나 페라리 등 주요 수입차 브랜드가 대상이다. 현재 수입 중고차 인증 시장에서 30% 가량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체카는 신차 제작 과정에 있는 ‘소비자 인도 전 사전 검수(PDI)’를 중고차 공정에 자체 도입했다. 휠, 내외관, 도장, 소모품 교체 등을 통해 중고차를 새차 수준으로 재탄생시키기 위해서다. 안 대표는 “자동차 세탁소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면 된다. 차를 매입했을 당시의 모든 품질과 외관 정보, 그리고 검수 이후 재생산 과정의 모든 변화를 앱으로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43살인 안 대표의 첫 직업은 삼성전자 연구원이었다. 이후 BMW 등 수입차 브랜드로 회사를 옮기면서 중고차 시장의 가능성을 체감했다. 그리고 2017년 체카를 창업했다.

지금은 직원 30명 이상의 회사로 성장했지만, 처음부터 쉬웠던 건 아니다. 지금도 체카 본사 건물 옆엔 낡은 컨테이너가 있다. 안 대표는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게 바로 이 컨테이너”라고 했다.

한 때 회사가 너무 어려워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돈 대신 군고구마와 군밤을 준 적도 있었다고. 안 대표가 직접 회사에서 구웠다. 안 대표는 “초심을 기억하는 차원에서 처음 사업을 시작한 컨테이너를 지금도 보존하고 있다”고 했다.

네이버가 운영하는 명품거래 플랫폼 크림은 최근 체카에 15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했다. 현재 크림이 체카 주식 3%를 소유 중이다. 작년엔 크림을 통해 벤츠 AMG G63과 포르쉐 카이엔 쿠페 등 2대를 선보였다. 안 대표는 “올해에도 크림을 통해 BMW 바이크와 랜드로버 디펜더 등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했다.

김상수 기자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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