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무릎` 발언 오역이라 감싸다 난처해진 여당

김미경 2023. 4. 25.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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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 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대통령실은 먼저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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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기자 해당 발언 전문 공개
"100년 전 일 무릎 꿇어라 '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대통령실 "나라를 위해 한일관계 개선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말씀" 해명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순방을 앞두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집무실에서 워싱턴포스트(WP)와 인터뷰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을 인터뷰한 워싱턴포스트 기자 Michelle Lee가 25일 트위터에 올린 글. 트위터 갈무리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 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4일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한 발언이다.

WP는 인터뷰 기사를 공개하면서 "Europe has experienced several wars for the past 100 years and despite that, warring countries have found ways to cooperate for the future," he said. "I can't accept the notion that because of what happened 100 years ago, something is absolutely impossible [to do] and that they [Japanese] must kneel [for forgiveness] because of our history 100 years ago. And this is an issue that requires decision"이라고 영역했다.

중간 중간 '일본이' '용서를 받기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의역을 덧붙였다.

해당 발언은 야당의 반발을 불러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발언인가 의심할 정도"라며 "참으로 당황스럽고 참담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이 일본을 대변했다는 비난 여론이 제기되자 국민의힘은 '오역'이라고 진화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먼저 별도 설명자료를 내고 윤 대통령의 발언을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공개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대통령실이 공개한 한국어 인터뷰를 보면 윤 대통령은 유럽의 미래지향적 협력을 강조하며 주어를 생략한 채 해당 문장을 사용했다"며 "'무조건 안 된다. 무릎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로 해석해야 한다. 바로 뒤에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고 말한 것을 보면 이것이 상식적"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며 또다시 핏대를 세웠다"며 "영어로 번역되는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오역을 가지고 실제 발언은 확인하지도 않은 채 반일 감정을 자극하고 나선 것"이라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윤 대통령은 '일본이 무조건 무릎을 꿇으라고 하는 것은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는데 '일본'이라는 주어가 해석에서 빠진 것 같다"며 "앞뒤 내용을 보면 과거사 문제든 현안이든 결국 소통을 해서 해결해야 하지 않느냐는 말을 한 것"이라고 했다.

인터뷰 논란이 정치권 정쟁으로까지 비화하자 WP가 직접 인터뷰 당시 윤 대통령의 발언 전문을 공개했다. WP 기자인 Michelle Ye Hee Lee는 2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오역이라는 문제제기에 녹음 파일을 교차 검증했다. 한 마디 한 마디 문자 그대로(word-by-word) 올린다"고 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Lee기자가 올린 녹취록에서 윤 대통령은 '저는'이라는 주어를 사용해 발언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일관계 개선은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꾸준히 말씀을 했던 것"이라며 "특히 안보 협력이 긴요한 상황에서 무릎을 꿇지 않으면 두 나라 관계 개선이 절대 안 된다, 또 두 나라가 아무것도 안 된다라는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말씀"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북한 핵이 고도화되고, 핵 투발 수단인 미사일 시험을 연일 해 나가는 마당에 한일관계 개선을 통한 안보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국익과 국민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 나라를 위해서 더이상 늦출 수 없었다라는 점을 말씀한 것"이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있었던 98년에도 있었다.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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