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김기현 겨냥’ 발언에 김병민 “선거 때 김기현 도움 받아놓고는”
“모두발언서 개인 신상 발언 부적절”
“당내 분란 야기하는 행동 자제해야”
국민의힘에서 25일 태영호 최고위원에 대한 비판 발언이 쏟아졌다. 태 최고위원이 전날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연관지어 김기현 당대표를 겨냥한 듯한 말을 한 게 이유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제 기억으로 태영호 의원이 선거(전당대회) 때 가장 크게 도움을 요청했던 분은 김 대표가 아닌가 싶다”며 “선거 때 김 대표가 가는 곳마다 태 의원이 나타나 선거운동을 했다. 김 대표의 선거운동 과정에서 (태 최고위원이) 꽤 도움을 받았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이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전당대회는 여론조사 3%라는 꼴찌로 저는 시작했으나 그렇다고 엄한(애먼) 곳에 도움을 구걸하지도 않았다”며 전 목사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김 대표를 비판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말을 했다. 태 최고위원은 ‘4·3 김일성 지시설’, ‘김구는 김일성에 이용당했다’ 등 역사 발언은 “소신”이라고 했고, 더불어민주당을 사이비 종교집단 JMS에 빗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글은 “업무상 해프닝”이었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최고위 모두발언은 집권당 지도부로서 현안에 대한 중요한 의제들, 어제 같은 경우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께서 출국하는 날이기 때문에 더더군다나 그 의미를 실어서 해야 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개인 신상 발언을 모두발언에 꺼냈기 때문에 그 자체로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MBC 라디오에서 “본인은 여러 가지 자신의 신념에 대해 말하면서 본인 스스로가 당원의 선택을 받았다고 말하는 과정에서 나온 얘기”라며 “적어도 최고위에서 그런 모습들이 국민들에게 당내분으로 보일 수 있는 측면이 있어 조정을 했어야 될 부분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정재 의원은 YTN 라디오에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당의 분란을 일으키거나 당원들의 바람과 괴리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누구든지 자제를 해야 한다”며 “특히 최고위원 같은 경우 선출된 사람들이기 때문에 더더욱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예찬 최고위원은 “김 대표가 당원 50% 이상 지지로 선출됐다”며 “김 대표의 리더십을 존중하는 것은 김기현 개인을 존중하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의미”라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 칭송, 4·3 폄하 등 잇따라 논란 발언을 한 김재원 최고위원과 함께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첫 징계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앞서 사법연수원 동기(15기)인 황정근 변호사를 윤리위원장에 임명한 데 이어 전날 나머지 8명 위원 임명도 마쳤다. 윤리위 첫 회의는 다음주에 열릴 예정이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동으로 당이 한걸음 더 나아가기 어렵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헌·당규에 따라 윤리위가 단호한 징계 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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