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의 땅' 미군기지 내달 4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거듭난다
국토부·환경부 공동 환경 모니터링 통해 안전함 확인
방문객 사전예약 25일부터 용산어린이정원 누리집에서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용산미군기지가 이름을 ‘용산어린이정원’으로 바꾸고 오는 5월 4일 120여년 만에 그 문을 활짝 연다.
국토교통부는 오는 5월 4일 오후 2시 주한미군으로부터 반환받은 용산공원 반환부지 일부를 용산어린이정원으로 조성해 국민들에게 개방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임시개방은 최근까지 주한미군 기지로 활용되던 부지가 120여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되는 것이다.
용산 지역은 물류와 교통의 중심지로, 1904년 한일의정서 체결 후엔 일본군이 주둔했고 해방 이후부터 지금까지 미군기지로 활용됨에 따라 120년 동안 일반인의 접근이 불가능한 금단의 땅으로 남아 있었다. 2000년대에 들어 용산 미군기지의 평택 이전이 결정되면서 기지반환이 시작됐고, 2022년 대통령실 용산 이전을 계기로 한미간 합의가 적극 추진돼 기지반환이 가속화됐다. 용산기지 약 243만㎡(약 74만평) 중 2022년에만 58.4만㎡(약 18만평) 부지를 반환받았고, 그 중 30만㎡(약 9만평)를 개방하게 됐다. 국토부는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 주변 수십만평 상당의 국민 공간을 조성하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주출입구 입장 시 마주하게 되는 장군숙소 지역, 정원의 중심이 되는 잔디마당과 전망언덕, 동쪽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로 구성된다. 홍보관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후 미군 주둔, 그리고 이번 임시개방까지의 120년의 기록이 사진과 영상으로 소개돼 있고, 전시관엔 작가 사일로랩의 작품 ‘온화(溫火)’ 등 미디어아트 기획전시가 개최된다. 잔디 정원을 갖춘 ‘이벤트하우스’에선 어린이를 위한 교육문화 프로그램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용산서가에는 독서를 즐길 수 있는 휴게공간이 마련돼 있고, 기록관에선 과거 용산기지에 거주했던 미군가족의 생활상과 미8군 클럽에서 태동했던 한국 대중음악의 역사 등을 살펴볼 수 있다. 동측 끝편에 위치한 스포츠필드는 만 12세 이하 어린이 전용 야구장과 축구장으로 조성된다. 사전예약을 통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국토부와 환경부는 환경 모니터링 등을 통해 용산어린이정원 조성 과정에서 제기됐던 유해성 물질 등에 대한 우려도 해소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9월과 11월, 올해 3월에 실내 5곳, 실외 6곳에 대해 공기질 측정 방식으로 모니터링을 시행했고, 유동인구가 많은 용산역, 건강에 민감한 계층이 주로 이용하는 경로당 및 어린이공원 등 주변지역 네 곳과의 비교측정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실외는 측정물질 모두 환경기준치보다 낮거나 주변 지역과 비슷한 수준으로 안전했고, 실내도 사무실 공기관리지침 등 관련 환경기준에 모두 부합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또 정부는 별도로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조치를 이번에 개방되는 전 지역에 걸쳐 추가로 진행했다. 15cm이상 두텁게 흙을 덮은 후 잔디나 꽃 등을 식재하거나 매트·자갈밭을 설치해 기존 토양과의 접촉을 차단했고, 지상 유류 저장탱크 제거 등을 통해 문제가 될 요소들을 원천 차단했다.
정부는 용산어린이정원 개방을 기념해 5월 한 달 간 어린이를 위한 인기캐릭터 전시와 화분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 체험행사, 그리고 버블쇼, 풍선아트 등 각종 공연이 진행되며, 어린이 그림 전시를 진행한다. 스포츠필드에선 어린이를 위한 야구 및 축구대회 등도개최한다. 5월 한 달 동안 어린이들이 용산어린이정원 구석구석을 탐방할 수 있는 ‘스탬프 투어이벤트’도 진행되며, ‘가로수길 버스킹 공연’, 전문가 해설와 함께하는 ‘용산어린이정원 워킹투어’ 등 상시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이밖에 생활체육행사, 클래식 음악공연 등 다양한 행사들이 용산어린이정원 곳곳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누리집을 통해 단계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내국인은 방문 5일 전, 외국인은 10일 전 사전예약을 거쳐 입장할 수 있으며, 예약은 이날부터 용산어린이정원 누리집을 통해 진행 가능하다. 방문기록이 있는 경우엔 현장접수 후 즉시입장도 가능하다. 개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입장마감은 오후 5시다. 휴관일은 1월 1일, 설·추석 당일 및 매주 월요일이다. 신용산역 1번 출구 인근에 위치한 주출입구 또는 국립중앙박물관과 연결되는 부출입구를 통해 입장할 수 있으며, 별도 주차 공간이 없으므로(장애인차량 등 제외)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한다.
fact051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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