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전 뚫고 버스로 850㎞ 이동해 군용기 탑승…작전명 ‘프라미스’ 지켰다

김희원 2023. 4. 25.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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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을 탈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우리 교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군벌 간 무력충돌이 일어난 수단에서 우리 교민 28명이 정부가 특파한 '슈퍼 허큘리스'(C-130J) 수송기를 타고 탈출에 성공했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수단에 체류 중인 일본인 수 명도 우리 교민과 동행했다.

국방부는 우리 교민의 안전한 철수를 지원하기 위해 사실상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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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전 중 출발…포트수단까지 하루 이상
안전 위해 일본·UAE 교민과 함께 이동
UAE 도착한 교민들…휴식 후 26일 귀국
尹대통령, 미국행 전용기서 작전 지휘

수단을 탈출해 사우디아라비아에 도착한 우리 교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아이를 안은 엄마도 있었다. 첫 여성 교민이 군용기 밖으로 나오자 외교부 직원들과 사우디 군 관계자들은 박수를 치며 환영했고, 사우디 군 관계자들은 환영의 의미가 담긴 다과와 장미꽃을 선물했다.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벌 간 무력 충돌 사태로 고립됐던 교민들이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우리 군용기편으로 도착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군벌 간 무력충돌이 일어난 수단에서 우리 교민 28명이 정부가 특파한 ‘슈퍼 허큘리스’(C-130J) 수송기를 타고 탈출에 성공했다. 교민들은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공항에 도착했으며 휴식을 취한 뒤 대형 수송기 ‘시그너스’(KC-330)를 타고 26일 서울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현지 소식통들은 교민들이 23일 오전 교전이 한창인 수단 수도 하르툼에서 출발했다고 전했다.

이들을 태운 버스가 24일 오후 2시40분(현지시간)쯤 포트수단에 진입했으니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 약 850㎞를 이동하는 데 적어도 하루 이상이 걸린 셈이다.

평소 하르툼에서 포트수단까지는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약 13∼15시간이 걸린다.

안전을 위해 우회 경로를 택해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상황이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안정한 탓에 육로 이동에는 적지 않은 위험이 예상됐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요르단 피난민과 유엔 직원들이 포트수단까지 육로로 이동한 점을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우방국, 인접국 국민들과 함께 이동하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수단에 체류 중인 일본인 수 명도 우리 교민과 동행했다.

아랍에미리트(UAE) 국민들도 함께 움직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력 충돌이 발생한 수단에 체류 중이던 우리 교민들이 2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젯다에서 대형 수송기 KC-330에 탑승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번 교민 철수 작전은 ‘프라미스’로 명명됐다. 정부는 여러 가지 이동 시나리오를 검토하며 관련국에 꾸준히 협조를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프라미스 작전이 시작된 이후 지하 3층 벙커의 위기관리센터에서 2∼3시간에 한 번씩 안보실장·안보실 1차장·국방부 장관 등이 모여 상황을 점검하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지난 21일 압둘라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외교·국제협력부 장관과 통화하고 우리 국민의 안전한 대피·철수를 위해 정보 공유와 가능한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국방부는 우리 교민의 안전한 철수를 지원하기 위해 사실상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했다.

먼저 투입된 슈퍼 허큘리스와 시그너스는 지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 함락됐을 때 아프간 특별기여자와 가족 390여명을 구출하는 ‘미라클 작전’을 수행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미국 방문을 위해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수단 교민 구출 작전을 지휘했다고 전했다.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25일 워싱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작전 초기부터 우리군의 긴급 파견을 지시했고, 워싱턴으로 오는 기내에서도 위성으로 용산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주재하면서 보고를 받으며 탈출 직전까지 상황을 지휘했다”면서 “가슴을 졸이면서 한 마음으로 성원해주신 국민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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