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한미동맹의 끈끈한 연결고리"

윤대통령-김건희 여사, 패션코드는 '푸른색'으로 통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 꽃다발을 전달한 화동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호텔에서 열린 워싱턴 동포 초청 만찬 간담회에서 유미 호건 전 메릴랜드주지사 부인의 환영사를 듣고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국빈 방미 첫날인 24일(현지시간) 미국에 거주하는 재외동포들과 만나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문화예술 등 모든 분야에 걸쳐 미주 한인 사회는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특히 미국의 중심인 워싱턴 지역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들은 미주 한인 사회 활약의 중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동포 여러분의 뜨거운 환영 깊이 감사드리고, 여러분의 많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 "지금의 한미동맹에서 더 나아가 '미래로 전진하는, 행동하는 동맹'이라는 획기적이고 역사적인 이정표를 만들고자 한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는 12년 만에, 바이든 행정부 들어 인도·태평양 국가 정상으로서는 처음으로 국빈으로 미국을 방문했다"며 "이는 미국이 올해 70주년을 맞는 한미 동맹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며 양국이 자유와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이를 근간으로 국제사회 연대를 실천해 나가는 최상의 파트너라는 방증"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작년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이번 국빈 방미를 통해 양국은 첨단기술과 경제안보, 확장억제와 인적교류를 중심으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논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가 미주 한인 이민 120주년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한인사회가 한미 관계 발전에 각별한 역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하와이에 도착한 102분으로 시작한 미주 한인 사회는 그간 미국 사회 각계각층에 활발하게 진출해서 한미동맹의 끈끈한 연결고리 역할을 해왔다"며 "미주 한인들의 역량은 지난 미국 중간선거에서도 입증됐다. 26년 만에 3선 의원을 포함해서 한인 연방의원 4분이 모두 재선됐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워싱턴 지역은 19세기 말에 서재필 박사가 의학을 공부한 곳이고, 이승만 전 대통령도 독립 전 임시정부 구미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대한민국 건립의 초석이 된 유서 깊은 지역"이라며 "그 계보를 이어받은 우리 동포들은 한미 간 인적·물적 교류를 증진시키면서 동맹을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미국 정치의 중심에 있는 워싱턴 동포 사회가 앞으로도 재미 한인의 권익 신장과 한미관계 발전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중요한 역할을 이어가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오는 6월 출범을 앞둔 재외동포청과 관련해 "정부는 재외동포청을 중심으로 전 세계 750만 한인 네트워크를 질적·양적으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동포 여러분과 모국을 더욱 긴밀하게 연결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간담회에는 이은원 워싱턴발레단 발레리나와 아이린 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박정양 공사 후손인 박혜선 씨, 제이슨 박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 피스컬노트 창업자 팀 황, 유미 호건 전 메릴랜드주지사 부인 등 재미 동포 170명을 비롯해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간담회에는 주요 동포단체 대표, 참전용사, 독립운동가 후손은 물론 정치·경제·언론·문화·예술 등 각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동포 약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특히, 앞으로 한미동맹 발전의 주축이 될 많은 차세대 동포가 자리를 함께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동포사회 주요 인사들과 환담을 나누고 격려했다. 한국계 최초 미국 지방정부 퍼스트레이디인 유미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 영부인과의 대화에서 호건 영부인이 주도한 메릴랜드주 코리안타운 건립, 코리안로드 명명과 같은 한국을 알리기 위한 노력에 감사를 표하고, 앞으로도 양국 간의 든든한 가교가 돼 줄 것을 부탁했다"면서 "윤 대통령은 구한말 초대 미국 공사를 지낸 박정양 공사의 후손인 박혜선 씨와도 환담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자주외교를 펼친 선조들의 뜻이 기반이 되었음을 기억하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여 나가는데 합심해 나가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마크 김 전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아이린 신 버지니아주 하원의원, 제이슨 박 버지니아주 보훈부 부장관을 비롯한 정치·경제·언론·예술 분야의 차세대 한인들의 활동을 계속 응원하겠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이도운 대변인은 재외동포들의 건의사항도 소개했다. 아브라함 김 미주한인위원회 사무총장은 "한국의 이민자들이 본국과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고 있다. 한인 2, 3세 이후 세대가 우리 한국과 유대관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동포 정책을 좀 펼쳐 달라"고 건의했다. 한미 청년 교류 프로그램(WEST)에 참여 중인 문도현 학생은 "후배들이 조금 더 이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재외동포청이 출범하면 동포 자녀들이 모국어 교육부터 철저히 교육받을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재외동포 정책의 목표는 750만 재외동포들이 하는 일을 모국과 촘촘하게 연결지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년 교류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한미동맹은 이익을 거래하는 게 아니고 자유 수호를 위해서 피로 맺어진 동맹이다. 이게 지속 가능하려면 미래로 나아가야 되고, 청년세대 교류가 훨씬 늘어나야 한다"면서 "한국과 미국 학생들이 서로 원하는 분야를 공부하고 일도 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기금 등을 만들어서 후원하고 이번 회담에서도 그런 부분에 대해서 조금 더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도 간담회를 계기로 미국 현지에서 다양한 주제의 작품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수미타 김 화백과 대화를 나눴다. 김 여사는 김 화백의 작품은 모두의 공감을 얻는 방식으로 한국의 미적 요소를 해석함으로써 세계인의 마음을 울리는 감동을 선사한다고 평가하고, 모친인 고(故) 천경자 화백의 뒤를 이어 저명한 서양화가로 자리매김한 김 화백이 한국의 정서와 철학을 기반으로 한 왕성한 작품활동을 계속해 나가기를 기원했다. 김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