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는 물려받은 게 아닌 미래로부터 빌린 것입니다”
“절반 이상 환경, 기후, 자원, 에너지 관련”
과거엔 소비자가 단순 소비만, 현재는 구매-소비-버리는 사람
제품 全과정 관리에 중점, 생산시설에서 공급망으로 확대
산업혁명 이전-이후, 기온 1.5도 이하로 관리해야
“지속가능한 경제-사회-환경 추구하는 시스템으로의 변화”
한국P&G, 지속가능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전과정 평가’ 제시
“폐기는 물론 제품 전과정 고려 지속가능 접근 필요성 강조”
허탁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명예 교수·한국환경한림원 회장,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 센터장이 발표자로 나선 가운데 ▲글로벌 환경 지속가능성 트렌드와 LCA의 개념 ▲글로벌 소비자 인식과 P&G의 노력 ▲소비자의 일상 속 실천 방안 등 세 개의 주제로 발표가 이루어졌다.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선 허탁 명예 교수는 먼저 글로벌 환경 지속가능성 동향을 소개했다. 최근 다양한 사회 이슈 중에서도 자원 고갈, 기후 변화, 환경 오염 등 환경 문제가 특히 주목을 받고 단순히 탄소 감축을 넘어 탄소 중립이 화두라고 말했다. 진정한 탄소 중립을 위해서는 ‘생산-소비-폐기’로 구성된 기존의 선형 체계에서 ‘생산-소비-수거-재활용’이 반복되는 순환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허 교수는 순환 체계로의 전환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LCA를 소개했다.
LCA는 ▲원료 수급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 모든 과정의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고 평가해 이를 개선해나가는 접근법이다. 제품의 전 생애 주기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존 환경 담론 대비 포괄적이며, 가장 개선이 필요한 단계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다. 그는 “사업장 및 공급망 내 탄소 배출만을 관리하던 기존 정책과 달리,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사용 단계와 폐기까지 아우르는 제품의 모든 과정을 아우르는 환경 정책이 도입되고 있는 것이 글로벌한 트렌드”라고 덧붙였다.
◆폐기까지 아우르는 제품 ‘全과정 환경정책’ 도입 추세
한국P&G는 “생활을 통해 지구를 혁신하는 힘”이라는 비전 아래 설정한 환경 지속가능성 목표와 진행 중인 노력을 공유했다. 지난 2021년, P&G는 204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 0’을 목표로 하는 ‘넷제로 2040’을 발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LCA 관점에서 노력해오고 있다. 즉, 원료 수급부터 폐기까지 제품의 전과정을 검토하고, 탄소 배출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한다는 것이다.
‘다우니 딥클린 세탁세제’가 대표적인 예다. 찬물에도 세탁력이 우수해 온수 세탁 대비 최대 90% 전력 절감이 가능하며, 헹굼 단계를 1회 줄여도 잔여물이 남지 않아 최대 60리터의 물을 절약할 수 있다. 기저귀 브랜드 팸퍼스 제품 96%는 재생 가능 전력으로 제조되며, 무게 역시 50% 감축해 제조 및 운송 단계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줄였다.
◆소비자들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심각한 문제” 인식 상당해
조사 결과 한국은 다른 나라 대비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심각한 문제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기후변화·지구온난화’(1위) 다음으로 심각한 환경 문제로 ‘수질 오염’을 뽑은 반면, 한국에서는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이 1위와의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쓰레기 처리와 재활용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은 만큼, 한국 소비자들이 가장 활발히 실천하고 있는 친환경 활동은 ‘플라스틱 분리배출(86%)’이었다. 하지만 ‘전원 소등’, ‘장바구니 사용’ ‘텀블러 사용’ 등 나머지 항목들에 대해서는 평균 대비 낮은 실천율을 보였다. 특히 텀블러 사용율은 36%로 10개국 중 최저를 기록했다. 앞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두 번째로 심각한 환경 문제로 꼽은 것에 비해 실천이 매우 저조하다. 실제로 한국 응답자 81%가 ‘친환경적으로 생활을 바꾸고 싶다’라고 의지를 보인 반면, 실제 친환경적으로 생활을 바꾼 비율은 65%에 불과했다. 행동으로 옮기지 못하는 주된 이유로는 ‘집에서 실천하는데 불편함(48%)’과 ‘집에서 실천하는데 어려움(43%)’을 꼽았다.
한국 소비자들은 LCA라는 개념은 인지하고 있으나, 실제 작동원리에 대한 지식수준은 아직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 정부는 물론 소비자 역할도 중요”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양지안 센터장은 일상 속 ‘녹턴’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했다. 그는 “기업과 정부뿐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게 가장 급선무지만, 제품 구매를 해야 한다면 ‘녹색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라고 설명했다. 녹색 상품은 원료부터 폐기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품을 의미하며, 환경부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마크를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양 센터장은 ▲냉장고에 적정 용량만 채우기 ▲세탁기 사용 횟수 줄이기 ▲물티슈 사용 줄이기 ▲보일러 배관 청소를 통해 열효율 높이기 등 일반 소비자들이 환경 개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 팁을 공유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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