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에서 보름’ 한화의 김서현 프로젝트, 넘치는 재능 이렇게 정리했다[SS집중분석]
[스포츠서울 | 윤세호기자] “포심과 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스플리터를 던질 수 있습니다. 팔높이는 캐치볼을 할 때마다 변화를 주면서 다르게 하고 있어요. 예전부터 공을 갖고 노는 것을 좋아했는데 여러가지를 해보면서 독학으로 터득했습니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메사 스프링캠프 당시 한화 신인 김서현(19)은 다양한 구종과 팔높이에 대한 질문에 이처럼 답했다. 중학생 시절부터 시속 140㎞ 중후반대 공을 던지는 파이어볼러. 그리고 고등학교 진학 후 150㎞를 가볍게 넘겼는데 단순히 구속에만 집착하지 않았음을 전했다.
그렇게 김서현은 고교시절부터 무한한 잠재력을 펼쳐보였다. 스리쿼터와 사이드암을 오가며 6가지 구종을 구사해 스카우트들에게 “강하면서 다채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2023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일찍이 예약했다. 지난해 9월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 지명권을 보유한 한화가 김서현을 호명한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다.
지명에서 끝이 아니다. 프로 생활을 앞둔 선수는 물론 구단도 새로운 시작점에 선다. 김서현과 같은 특급 재능을 보유한 경우에는 특히 그렇다. 홀로 알아서 성장하는 선수는 없다. 구단이 방향을 잡고 청사진을 그려야 한다. 이른바 뚜렷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김서현 프로젝트의 시작은 개막일인 4월 1일이었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까지는 선수에게 맡겼다. 특히 구종에 대해 특별히 주문하지 않고 일정대로 시즌을 준비하게 유도했다. 그리고 개막일부터 약 보름 동안 정리정돈에 들어갔다.
강제하지는 않았다. 시범경기 기간 5이닝을 소화하며 4사구 6개를 기록한 만큼 김서현 스스로도 정돈이 필요함을 느꼈다.
한화 손혁 단장은 지난달 31일 ‘개막 엔트리에서 제외된 김서현이 앞으로 서산에서 무엇을 하나?’는 질문에 “엔트리 발표에 앞서 면담에 임했다. 20, 30분 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다. 구종 같은 경우 빠른 공, 슬라이더, 체인지업 셋으로 간결하게 가보자고 했다. 시범경기 롯데전에서 유강남을 잡은 모습이 가장 좋은 패턴으로 보였다. 그렇게 잘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이 부분을 훈련하자고 했다”고 답했다.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다. 지난 4일부터 16일까지 퓨처스리그 5경기를 치른 후 1군으로 올라왔다. 손 단장의 말대로 구종을 포심, 슬라이더, 체인지업 3가지로 압축했다. 멀티이닝도 소화하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퓨처스리그 성적 5경기 7이닝 피안타율 0.240 4사구 3개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했다. 태어나서 처음 홈런도 맞았지만 중요한 것은 피홈런이 아니다. 7이닝 동안 4사구 3개다. 지난 19일 대전으로 올라와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이후 모습은 모두가 알고 있는 것처럼 강렬하다. 한화 구단 트래킹 데이터에 최고 구속 160.1㎞를 찍었다. 한화는 한국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160㎞ 토종 파어어볼러 두 명을 보유한 구단이 됐다.
구속보다 주목할 부분은 변화구다. 연마한 변화구의 위력을 고스란히 펼쳐보이고 있다. 지난 23일 대전 LG전에서 슬라이더를 활용해 마운드를 지켰다.
이틀 전 150㎞ 중반대 포심을 던졌다가 안타를 맞은 김현수를 상대로 오직 변화구만 구사했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만 던졌고 5구 슬라이더로 김현수를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다음 이닝에서는 박동원을 3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다채로움 대신 정확성을 선택했고, 그 결과가 더할나위 없이 밝게 빛났다.
물론 이제 시작이다. 1군 무대에서는 모든 게 분석대상이 된다. 김서현의 슬라이더도 각 구단 전력분석팀 레이더에 포착됐다. 슬라이더를 던질 때 눈에 띄는 습관이 있는지, 팔 높이에 변화는 없는지 등을 세밀하게 체크할 것이다.
그래도 단순히 공만 빠른 투수 단계에서 벗어나고 있다. 성장 계단을 누구보다 빠르게 밟고 올라간다. 첫 홀드, 그리고 첫 세이브의 순간도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올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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