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갱단 충돌로 70명 사망”…수도 거리서 주검 13구 불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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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최근 약 일주일 사이에 갱단이 충돌해 7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고 유엔(UN)이 밝혔다.
24일 <아에프페> (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아이티의 치안 불안이 전쟁 중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아에프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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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무정부 상태인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최근 약 일주일 사이에 갱단이 충돌해 70명 가까운 사망자가 나왔다고 유엔(UN)이 밝혔다.
24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아이티의 치안 불안이 전쟁 중인 국가들과 비슷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안토니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보고서에서 “무장한 갱단들이 포르토프랭스 전역에서 영토 통제권을 확대하기 위해 경쟁을 계속하고 있다. 무장 분쟁 중인 국가들에 필적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가 전문화된 군을 배치해 긴급한 도움을 주길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울리카 리처드슨 아이티 주재 유엔 인도주의 조정관도 23일 별도의 성명을 통해 “14일부터 19일까지 폭력 조직간의 충돌로 여성 18명과 어린이 2명을 포함해 70명이 사망했다”면서 “주민들은 무장 폭력과 갱단의 테러에 집밖을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수도 해안가 위치한 시테 솔레리 주민들은 비참한 상황이다. 극빈층이 밀집한 이곳에서 폭력조직 간 분쟁이 거듭 발생하며 안보 상황이 ‘경고할 만한 수준’이라고 유엔은 밝혔다. 갱단이 건물 위에서 행인들을 향해 총을 쏘는 등 잔혹한 범죄가 무차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유엔이 집계한 아이티에서 보고된 살인 사건의 수는 2022년 4분기 673건에서 올해 1분기 815건으로 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보고된 납치 건수는 391건에서 637건으로 63% 증가했다. 보고서는 “갱단과 경찰 간의 충돌이 빈번하게 발생해 많은 시민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아이티 국민들은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권 위기와 중대한 인도주의적 비상사태를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극도로 불안한 치안상황 속에 갱단 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힌 또다른 갱단을 데려가 대낮에 불태워 살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24일 <에이피>(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포르토프랭스 카나페베르트 지역에서 경찰이 버스 탑승객을 상대로 밀수품 수색을 벌여 무기류 밀매 용의자 13명을 붙잡았다. 하지만 갱단 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 13명을 데려가 마구 때리고 몸에 타이어를 끼우고 휘발유를 부은 뒤 불을 붙여 죽였다. <에이피> 기자는 거리에서 13구의 주검이 불타고 있었으며 행인들 수백명이 거리로 나와 이 장면을 지켜봤다고 전했다.
희생된 13명은 ‘크라즈 바리에’(Kraze Barye)란 이름의 갱단 조직원으로 추정된다. 통신은 이 조직이 2021년 아이티 대통령 암살 사건과 연관이 있다고 전했다.
아이티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사저에서 괴한들에 의해 암살당한 뒤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또 최근 콜레라까지 거듭 창궐해 보건 위기가 심각해진 상태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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