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세계 1위 키위 브랜드 제스프리 다니엘 마티슨 CEO | “세계 4300여 농가 全 과정 지원 체제로 균일한 품질 관리”

박용선 기자 2023. 4. 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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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마티슨 제스프리 CEO뉴질랜드 오클랜드대 일본어·커뮤니케이션학, 일본 와세다대 커뮤니케이션·국제 비즈니스학, 싱가포르국립대 경영학 석사, 현 국제신선농산물협회(IFPA) 이사 회원, 전 일본 NEC PR 매니저 사진 제스프리

“키위 재배 농가의 생산부터 유통,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해 키위 맛과 품질을 균일화한 ‘제스프리 시스템’을 구축, 세계시장을 공략할 수 있었다.” 4월 10일 서울 강남구 파크 하얏트 서울에서 만난 다니엘 마티슨(Daniel Mathieson) 제스프리(Zespri) 최고경영자(CEO)는 ‘제스프리의 세계 키위 시장 1위 비결’을 이렇게 설명했다. 제스프리 시스템 덕분에 맛은 물론 건강에도 좋은 최고 품질의 키위를 1년 내내 전 세계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스프리는 뉴질랜드 키위 재배 농가들이 주주로 구성된 기업형 영농 협동조합이다. 현재 전 세계 50여 개국에 키위를 판매하고 있고, 시장 점유율은 30%로 세계 1위다. 전 세계 소비자에게 1년 내내 최상의 키위를 제공하기 위해 뉴질랜드는 물론 한국, 일본, 이탈리아, 프랑스, 그리스 등 6개국에서 키위를 재배하고 있다. 뉴질랜드 2700여 농가를 포함, 제스프리 키위 재배 농가만 총 4300여 가구에 달한다. 2022년 매출은 전년 대비 8% 늘어난 43억3500만뉴질랜드달러(약 3조5600억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한국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한국은 중국, 일본, 스페인 다음으로 큰 제스프리 시장이다. 마티슨 CEO는 “한국에서 최근 몇 년간 전자상거래 채널에서 판매가 증가한 만큼 온라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과일은 소비자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걸 선호해 온라인 판매 비중이 작다. 한국을 찾은 마티슨 CEO에게 제스프리 브랜드 파워 비결과 한국 비즈니스 전략을 물었다.

뉴질랜드 제스프리 키위 재배 농가. 사진 제스프리

세계 1위 키위 브랜드로 자리 잡은 비결은.
“1년 내내, 언제 먹어도 맛있는 최고 품질을 보장한 덕분이다. 제스프리의 브랜드 파워는 품질에서 나온다. 마트, 시장에서 어떤 과일을 샀을 때, 10번 사면 10번 모두 맛있을 확률은 생각보다 낮다. 하지만 제스프리 키위는 10번 모두 똑같이 맛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구축한 제스프리 시스템의 힘이다.”

제스프리 시스템이란.
“최상품 키위를 전 세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도입한 통합 품질 관리 시스템이다. 제스프리가 농가의 키위 생산부터 유통, 마케팅 등 모든 과정을 지원한다. 제스프리는 키위 생장에 최적인 재배지, 농가를 선정한다. 이후 농가에 묘목 식재부터 수확까지 기술 노하우를 지원하고 교육한다. 먼저 키위 수확 시점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우리는 키위 샘플을 채집해 숙성도를 측정하는 연구실에 보내 가장 정확한 수확 타이밍을 찾는다. 수확 이후에는 엄격한 품질 검사를 진행한다. 최상위 1등급을 받지 못하면 시장에 유통하지 않는다. 제스프리 대표 제품 썬골드키위의 경우 입안에서 느껴지는 당도를 결정하는 ‘브릭스’, ‘건물중(어떤 생물체에서 수분을 제거한 후의 무게)’과 중량 기준을 충족해야 할 뿐 아니라, 과일에 상처가 없고 특유의 황금 빛이 나타나야 한다. 운송 과정도 중요하다. 배로 키위를 실어 나르는데, 배 내부 온도를 적절하게 맞춰 최종 판매 시장에 도착했을 때 가장 맛있는 상태의 키위가 될 수 있도록 한다.”

품질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키위는 판매하지 않는 건가.
“그렇다. 그래서 농가들은 좋은 퀄리티의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우리와 끊임없이 논의하고 노력한다. 제스프리는 재배한 키위의 등급을 매기는데, 1등급 제품만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현재 전체 키위 생산량의 약 90%가 1등급을 충족하고 있다. 그렇다고 1등급이 아닌 제품을 모두 버리는 것은 아니다. 2~3등급은 키위 자체로 판매하는 것이 아닌, 주스·잼 등을 만드는 시장으로 유통한다. 4등급은 동물 사료를 만드는 데 사용된다.”

뉴질랜드를 포함해 한국, 이탈리아 등 6개국에서 키위를 재배하고 있다.
“전 세계 소비자에게 1년 내내 최상의 키위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뉴질랜드는 남반구 지역으로, 1년에 한 번 열매를 맺는 키위 재배 구조상 겨울에는 유통이 어렵다. 재배 시기가 다른 지구 반대편에 있는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키위를 재배하기 좋은 국가에 진출했다. 예를 들어 한국의 경우 제주도와 전라남도에서 제스프리 브랜드 키위를 재배하고 있다. 한국에 뉴질랜드산 키위를 4월부터 약 11월까지 판매하고, 12월부터 3월까지는 제주도에서 재배한 키위를 판매하는 것이다.”

제스프리와 농가의 관계가 중요할 것 같다.
“키위 영농 협동조합이란 제스프리의 태생적 구조에서 시작된 경쟁력이다.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한국, 이탈리아 등 5개국 농가로 확장했고, 총 4300여 농가와 협력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농가와 계약해서 과일을 사들이는 게 아니라 선진화된 키위 재배 기술을 전수하고 생산성을 향상시켜 농가가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제스프리와 농가는 공동의 이익을 위해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제스프리 본사에는 농가와 커뮤니케이션을 전담하는 부서가 별도로 있고, 재배 과정은 물론 품질 향상과 관련한 다양한 논의를 한다. 또한 농가들도 자율적으로 커뮤니티를 구축해 재배 기술 및 정보를 활발하게 공유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제스프리 시장으로, 최근 5년간 고성장했다. 그 요인은 무엇인가.
“한국 시장은 강한 브랜드 빌딩이 이뤄진 나라다. 이 브랜드 빌딩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뤄졌다. 첫 번째는 앞서 언급한 제스프리의 강점인 균일한 품질의 키위를 1년 내내 제공해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이런 퀄리티 높은 키위의 헬스 베네핏(health benefit)을 소비자에게 잘 알렸다는 점이다. 제스프리 그린키위는 풍부한 식이섬유로 장 건강에 도움이 되고, 썬골드키위는 비타민C가 풍부해 면역력 증진 효과가 있다. 특히 썬골드키위는 100g당 152㎎의 비타민C를 함유하고 있는 훌륭한 비타민C 공급원이다. 성인 일일 비타민C 권장 섭취량이 100㎎인 것을 감안하면 썬골드키위를 하나만 먹어도 하루치 비타민C를 섭취하고도 남는다. 한국 소비자는 건강을 중요하게 여겨 제스프리 키위의 헬스 베네핏은 큰 매력이 됐다.”

앞으로 한국 비즈니스 계획은.
“한국은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이다. 제스프리의 한국 시장 가구침투율(1년에 한 번이라도 제스프리 키위를 구매한 가구 비율)은 30% 미만이다. 제스프리 키위를 경험해보지 않은 소비자가 많은 만큼 성장할 기회가 크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 시장은 최근 몇 년간 전자상거래 채널에서 판매가 증가했다. 그동안 제스프리가 한국 시장에 구축한 브랜드 파워 때문에 가능했다. 과일은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는 걸 선호하기 때문에 온라인 판매 비중이 작다. 앞으로 한국에서 온라인 판매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마티슨 CEO는 세계 최대 키위 시장이자 제스프리 1위 판매 시장인 중국 공략도 언급했다. 그는 “중국도 한국 못지않게 전자상거래를 통한 키위 판매가 늘고 있다”며 “중국에서 온라인으로 키위를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더 많이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스프리 글로벌 차원의 계획과 관련해선 “경쟁력 있는 인재 확보와 새로운 키위 품종 연구개발(R&D), 친환경·저탄소 키위 재배 기술과 유통 시스템 등을 중심으로 한 제스프리 시스템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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