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가사노동 서비스 플랫폼 미소 빅터 칭 대표 | “도우미·청소·이사…200여 개 홈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

이은영 조선비즈 기자 2023. 4. 25.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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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칭 미소 대표어바나-샴페인 일리노이대학(UIUC) 경영대, 전 스포카 공동 창립자, 전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CPO, 전 친친 공동 창립자 사진 미소

“집은 사실 온전한 휴식 공간이 아니다. 식료품 배송도 빨라졌고 음식 배달도 활발해졌지만 여전히 청소, 빨래, 배관 관리 등 가사노동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호캉스(호텔+바캉스)를 즐기는 이유 역시 같은 맥락이라고 본다. ‘미소’는 이런 노동을 서비스화해 집을 생활공간, 휴식 공간으로 돌려주고자 한다.”

빅터 칭(Victor Ching) 미소 대표는 “음식 배달이 필요할 때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에 접속하는 것처럼, 집에서 어떤 서비스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찾는 플랫폼이 되는 것이 목표”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딜리버리히어로 출신인 빅터 칭 대표가 2015년 설립한 미소는 가사 전문가를 이용자에게 연결해주는 홈서비스 O2O(Online to Offline·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이다.

집 안 청소로 시작해 현재 이사, 세차, 가전 청소, 인터넷 가입, 인테리어 등 200여 가지 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창업 직후인 2016년 미국 최대 액셀러레이터(AC·창업 기획자)인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의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주목받았고, 지난해엔 창업 8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칭 대표를 최근 서울 종로구 미소 사무실에서 만났다.

미소 회의실에 붙어있는 메모지. 고객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채팅 첫 응대 시간을 15초 이내로 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주 7일, 365일 서비스하자는 뜻. 사진 이은영 기자

네 번째 창업이다. 미소는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앞선 창업에 실패했기 때문에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직전 회사였던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요기요)에서 O2O 경험을 많이 쌓은 덕분에 이 영역에서는 자신이 있었다. 분야를 홈서비스로 잡은 건 개인적인 이유였다. 집이 깨끗하기를 바라면서도 청소하기는 싫어하는, 나 같은 사람이 많을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이용하고 싶은 서비스를 만든 셈이다. 매일매일 출근해서 열심히 일하려면 내가 좋아할 만한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서비스를 소개해달라.
“어떤 홈서비스가 필요할 때 미소 애플리케이션(앱)을 열면 30초 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예약하면 전문가를 집에 보내준다. 직접 면접을 보고 고용한 가사도우미부터 이사, 인터넷 가입, 가전 청소, 인테리어, 전기, 수도, 가스 등 분야별 전문 파트너와 계약하고 있어 200여 가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30초면 서비스 요청이 가능하고, 1분 안에 최대 네 개의 견적서를 받아볼 수 있다. 다른 이용자의 평가와 리뷰를 토대로 비교해 선택하면 된다. 최근 누적 주문 500만 건을 넘겼다.”

어떤 분야로 더 확장할 예정인가.
“최근 인터넷 TV 가입 서비스까지 확장했다. 통신사의 서비스를 비교 분석해서 맞춤형 제품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 가전을 가장 좋은 조건으로 연결해주는 렌털 추천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집에서 필요한 서비스는 전부 다루는 게 미소의 목표다.”

이용자의 집에 직접 방문하다 보니, 서비스 품질 관리가 까다로울 것 같은데.
“파트너의 서비스 품질은 회사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과 파트너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영역이 따로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이용자에게 가장 적합한 파트너를 연결해주는 것이다. 미소는 파트너의 서비스 품질을 데이터 기반으로 정리해 관리하고 있다. 단순히 서비스가 능숙한지 미흡한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떤 유형의 고객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지, 어떤 고객과 관계를 얼마나 지속하는지 등을 복합적으로 판단하고 이를 기반으로 연결해준다. 하지만 이런 방법만으로는 품질 관리를 100% 해내기 어렵다. 파트너 스스로가 일을 열심히, 더 잘하고 싶게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이를 위해 보너스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고객 만족도 데이터 기반으로 파트너 등급을 매겨 복지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서비스 예약이 취소되는 경우 등급이 높은 파트너는 예약 취소로 인한 수입 감소분을 회사가 보전해준다.”

업계 최초로 ‘2시간 청소’를 도입했다.
“자랑스러운 것 중 하나다. ‘최소 4시간’이라는 업계 관행이 있었다. 청소 서비스를 받으려면 무조건 4시간 이상이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이 길다 보니 비용도 4만~5만원을 넘겼다. 그런데 집이 좁아도 큰 금액을 들여 4시간을 써야 하다 보니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문제가 있었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고객 수가 적으니, 파트너들이 장소 이동에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고 이동 시간 대비 서비스 시간이 짧으면 수입이 줄어드니 최소 시간을 길게 책정하는 악순환이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생각을 달리하면, 최소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고 가격을 낮추면 이용자 진입장벽을 낮출 수 있고 고객 수만 확보하면 규모의 경제를 이루게 된다. 때문에 과감하게 ‘2시간 청소’를 내놨다. 업계 최초로 3만원대 청소 서비스가 나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고객이 많아졌고 파트너들도 이동 거리가 짧아져 낭비하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평균 시급이 올랐다. 예전엔 한 동네에서 4시간 청소하고 한두 시간 이동해서 다른 동네에서 4시간 청소를 했다면, 지금은 한 아파트 단지에서 여러 집을 가는 식이다. 결과적으로 2016년과 비교했을 때 최소 서비스 금액은 20% 이상 저렴해졌고, 파트너 평균 시급은 40% 이상 올랐다.”

지난해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의 성장 과정은 어땠나.
“쉽지는 않았다. 2020년까지도 미소는 청소 서비스만 제공했다. 그러다 코로나19 여파로 이용자들은 낯선 사람을 집에 들이기 꺼렸고 파트너들도 낯선 집에 가기를 주저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상황을 털어놓고 해법을 논의한 끝에 홈서비스 전반으로 분야를 확대하기로 했다. 한 플랫폼에서 청소를 비롯한 대부분의 홈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보니, 재이용률이 치솟았다. 청소 서비스로만 미소를 알던 이용자들이 청소 서비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사 서비스, 이사 청소, 장판 교체, 인터넷 가입, 에어컨 청소 등 다른 서비스도 연쇄적으로 이용하게 되는 것이다. 그 덕분에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 거래액이 다섯 배 성장하는 성과를 이뤘다. 올해 2월 거래액은 200억원, 누적 거래액은 5000억원에 달한다.”

홈서비스 시장 전망은 어떤가.
“어마어마한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 매해 400만~500만 가구가 이사한다. 홈서비스 시장은 이들을 겨냥하고 있다. 이사만 하는 것이 아니라 도배, 청소, 가전 설치·보수, 인테리어 등 수많은 서비스 기회가 있다. 이런 서비스가 필요할 때 미소를 떠올리도록 하는 것이 올해 목표다.”

Company Info

회사명 미소
본사 서울 종로구
창업자 빅터 칭(Victor Ching)
설립 연도 2015년
사업 홈서비스 플랫폼
누적 매출액 5000억원(2023년 3월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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