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한가 ‘쇼크’ 여진 지속···당국 주가조작 의혹 조사
프랑스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대량 매물 출회로 전날 하한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이 25일에도 하한가 종목이 속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세방의 주가는 전날에 이어 모두 전 거래일 대비 가격 제한 폭(±30%)까지 떨어졌다. 다올투자증권은 전 거래일보다 9.92% 떨어진 3270원에, 하림지주도 전일보다 13.13% 내린 9920원에 마감하면서 하한가를 기록한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했다. 이들 종목은 모두 이날 변동성완화장치(VI) 제도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종목에 주가조작 정황이 있는지 조사에 착수했다.
시장은 이들 종목이 하한가 수준으로 하락하는 것에 대해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들의 반대매매, 과도한 ‘빚투’로 인해 높아진 신용융자 잔고율 및 공여율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빚투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5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의 신용융자 공여율(약 30%)과 신용융자 잔고율(약 10%)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의 5일 평균 신용융자 공여율(7.44%), 신용융자 잔고율(0.98%)를 크게 웃돌았다. 코스닥시장 역시 전체 종목의 평균 잔고율과 공여율은 각각 2.2%, 6.9%였지만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의 평균 잔고율과 공여율은 각각 10%, 23% 수준으로 시장 평균치를 넘긴 상태다.
이경민 대신증권 팀장은 “신용융자 공여·잔고율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 위험이 발생하면 급매 현상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걸 지속해 경계해야 한다”며 “펀더멘털(기초여건)이 아닌 단순 수급으로 주가에 비정상적인 움직임이 나타나면 결국 수급 변동성 확대로 가격 조정이 나타난다”고 말했다.
또 “신용융자거래 현황을 볼 때 유가증권시장 소형주와 코스닥시장 중형주가 높은 신용융자 공여율을 기록해 먼저 수급에 따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종목들의 매도 물량이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되지 못 하면서 사태가 조기에 진정되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매물이 쏟아져 나온 원인이 정확히 진단되지 않고 추측이 엇갈리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가 ‘패닉셀링(공황매도)’로 이어지는 등 시장이 비이성적인 판단을 하지 않도록 거래소나 금융당국에서 원인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권재열 경희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장기적으론 이번 일을 계기로 차액결제 만기 연장을 한다거나 하는 등 제도를 만들 순 있겠지만 주가 조작 정황 등이 드러나지 않고는 당국으로선 당장에 시장 혼란을 잠재울 수단이 마땅치 않다”며 선을 그었다.
금융위원회는 SG증권을 통해 매도 물량이 쏟아진 종목과 관련해 이번 거래가 정상적인 거래였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작전세력이 개입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증권사들은 이번 폭락 사태에 포함된 종목들을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하거나 증거금률을 높이는 등 각기 조치에 나섰다.
키움증권은 이날부터 선광, 하림지주, 세방, 삼천리, 대성홀딩스, 서울가스, 다올투자증권, 다우데이타 등 8개 종목을 신용융자와 담보대출 가능 종목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위탁증거금도 100% 징수로 상향했다.
KB증권도 이날부터 이들 8개 종목과 함께 2차전지 관련주 금양에 대해 증거금률을 100%로 상향 조정하고 신용대출 종목군에서 제외했다. 이들 종목의 증거금률이 기존 30∼40%에서 100%로 조정되면서 차입을 통한 종목 매수가 어려워질 것으로 관측된다.
NH투자증권은 이날부터 선광을 제외한 나머지 7개 종목과 함께 애경케미칼에 대한 신용대출을 중단했으며, 증거금률도 100%로 올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9일에도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등 포스코 계열사 2종목과 알엔투테크놀로지에도 신용공여·미수거래를 제한한 바 있다.
한국거래소는 전날 다올투자증권, 서울가스, 선광에 소수 계좌의 거래가 집중됐다는 이유 등으로 이들 3개 종목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권정혁 기자 kjh05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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