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정규직 임금 타결에도 충북 영어회화강사 36일째 농성

강사들 "근속수당 없는 차별"…교육청 "임금은 전국 집단교섭"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학교 비정규직의 집단 임금교섭이 타결됐지만, 충북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의 교육감실 앞 농성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충북교육감실 앞 농성 벌이는 충북 영어회화 전문강사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부, 17개 시·도교육청은 25일 대구교육청에서 '2022년 집단 임금 교섭 체결식'을 한다.

지난해 11월 25일, 지난달 31일 두차례 총파업까지 벌였던 학교 비정규직과 교육계의 갈등이 접점을 찾았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충북지부 소속인 충북지역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은 도교육청 내 교육감실 앞 농성을 풀지 않고 있다.

이들의 농성은 지난달 21일 시작돼 36일째 이어지고 있다.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이 가장 중요하게 요구하는 것은 근속수당 지급이다.

이들은 학교 현장에서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을 정규직인 교직원, 비정규직인 조리사·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 등 어느 직군에도 포함하지 않고, 차별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은 근속수당 미지급을 대표적인 차별로 보고 있다.

교육공무직본부 관계자는 "영어회화 전문강사의 장기 근속에 따른 숙련노동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며 "1년 일하나, 14년 일하나 동일한 임금 체계는 영어회화 전문강사 노동의 존엄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이미 대전, 충남 경남 등 5개 시·도교육청은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의 근속을 인정하고 있으며 강원도는 최근 근속수당 지급을 합의했다"며 "충북도교육청도 결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영어회화 전문강사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은 4년마다 신규 채용 절차를 밟아야 하고, 해마다 재계약하는 고용불안 해소를 위한 무기계약직 전환 등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에 대한 차별 가운데 최소한 근속수당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농성을 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충북도교육청은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비정규직 임금은 노조와 전국의 시도교육청이 집단으로 교섭하고 있어 충북에서만 별도로 영어회화 전문강사들의 임금과 관련된 협상을 진행할 수 없다"면서 "영어회화 전문강사에게 근속수당을 주는 일부 교육청은 집단교섭이 도입되기 전에 근속수당을 지급했고, 일부는 교육감 공약 등의 특수한 사정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집단 임금교섭은 최근 타결돼 오늘 체결식을 한다"며 "영어회화 전문강사 근속수당 신설이 2023년 임금 교섭안에 포함되면 수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내 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어회화 전문강사는 87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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