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이차전지 수명 4배 늘릴 음극재 보호 기술 나왔다

이현욱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 연구진

이현욱 울산과학기술연구원(UNIST)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차세대 이차전지에 활용할 수 있는 음극재를 개발했다. 왼쪽부터 이현욱 교수, 김민호 UNIST 박사 후 연구원. /UNIST

국내 연구진이 합금 상태도를 활용해 리튬 금속 전극의 표면 품질을 높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합금 상태도는 다른 종류의 원소가 합금이 될 때 반응 여부와 과정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리튬 금속을 음극으로 사용하는 차세대 이차전지의 성능을 높이고,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현욱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합금 상태도를 기반으로 전해질 첨가제가 없어도 표면에서 일어나는 반응을 제어할 수 있는 리튬 금속 합금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리튬 금속을 음극재로 사용하는 차세대 이차전지는 흑연을 사용하는 지금의 이차전지보다 큰 에너지 용량과 낮은 구동 전압을 낼 수 있다. 문제는 전지가 작동할 때 음극 표면에 불균일한 증착이 일어나고, 전해질과 반응으로 수명이 짧고, 화재의 위험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리튬 금속의 표면에서는 유기 전해질과 반응으로 전해질이 손상되고 두꺼운 막이 만들어져 성능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UNIST 연구진은 이런 문제를 금속 플루오라이드(MxFy) 화합물을 활용해 해결했다. 화학적인 안정성이 높은 리튬 플루오라이드로 음극의 표면에 보호층을 만들어 리튬 원자의 이동은 쉽게 하면서도 성능 저하의 원인인 화학 반응을 막는데 성공했다.

UNIST 연구진이 개발한 음극은 기존 리튬 전극은 전해질 첨가제가 포함된 상태에서 수명이 약 2000시간으로 기존 리튬 전극보다 약 4배 이상 성능이 개선됐다. 전해질 첨가제가 없을 때도 7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했다. 수분에 예민한 리튬 금속의 안정성을 확인하기 위해 습도 25~30%에서 보관하며 상태를 확인했을 때도 기존 전극은 1시간 만에 표면이 검게 변한 반면, 새롭게 개발한 리튬 합금은 3시간이 지나도 큰 변화가 없었다.

또 실시간 투과전자현미경 분석법을 활용해 금속 플루오라이드 화합물이 리튬과 반응하는 원리도 확인했다. 연구진은 반응 원리와 상태도를 활용해 리튬 금속에 사용할 플루오라이드 화합물의 기준점을 제시하고, 용량과 안정성이 개선된 차세대 이차전지의 개발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 제1저자인 김민호 UNIST 에너지공학과 박사 후 연구원은 “합금 상태도를 이용해 기존 리튬 금속에 비해 표면 특성이 향상된 합금을 만드는 기준을 제시했다”며 “전해질 첨가제에 의존한 리튬 표면의 불완전한 형성을 보완해 차세대 이차전지의 상용화를 위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차전지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면서 성능이 좋은 소재를 개발하는 것이 기술 강국을 결정할 정도로 중요해졌다”며 “차세대 이차전지 분석 인프라를 구축해 국내 연구자들과 협업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나노 레터스’에 이달 7일 소개됐다.

참고자료

Nano Letters, DOI: https://doi.org/10.1021/acs.nanolett.3c00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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