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해결 위해 대의원제 폐지?…이원욱 “전 당원 투표하면 돈 더 뿌릴 것”

‘비명계’ 이원욱 “전 당원투표, 투표권 가진 사람 더 늘어나”
전대 의혹에 “운동권 출신도 믿을 사람 없다” 신뢰 전락 시기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이 제기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프랑스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해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2021년 전당대회 당시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 대의원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비명(비 이재명)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대의원 제도를 바꿔보자는 얘기는 정말 터무니 없는 진단"이라고 25일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돈 봉투 의혹 해결책에 관해 대의원 제도를 바꾸자는 의견과 재창당 수준의 쇄신 등이 거론된다는 질문에 "대의원 제도를 없애고 전 당원투표를 하자는 것은 이런 국면을 통해서 이른바 팬덤정치를 강화하자고 하는 의혹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이 의원은 "(대의원 제도를 폐지하고) 전 당원투표로 갔을 때 훨씬 더 많은 당원들, 투표권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그러면 돈을 더 많이 뿌리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전당대회 돈 봉투 같은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에 얼마나 단호하게 대응하느냐가 핵심"이라며 "전당대회 때 만약에 돈을 뿌렸다가 그것이 밝혀지면 ‘공천도 못 받고 앞으로 민주당에서 정치한다는 게 불가능하겠구나’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훨씬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안을 어떻게 잘 대응하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라며 "제도를 바꾸면 없어질 것이라고 하는 것은 굉장히 어불성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이 의원은 송영길 전 대표가 선출되던 2021년 5월 전당대회와 관련해 불거진 이번 의혹에 대해 "송 전 대표가 운동권 출신 정치인 중 대표주자의 한 명이었지 않냐"며 "(돈 봉투 의혹) 녹취가 나오면서 국민들이 바라보는 신뢰는 이제 ‘운동권 출신들도 믿을 사람들이 없구나’ ‘저것도 부패했구나’ ‘역시 언론에서 얘기했던 기득권 집단들이 맞구나’라고 하는 것으로 전락하고 있는 시기"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당의 위기에서 민주당이 벗어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최소한 육성이 나온 이런 사람들에 대해서는 법률적, 사법적 판단을 기다릴 것이 아니고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되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온정주의를 갖고 이 사안을 바라보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관련자들에 대한 탈당이나 출당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의원은 "(의혹 관련자들이 당을) 나가서 조사를 받고 등등 했는데 정말 전혀 무죄였다, 전혀 근거 없었다고 한다면 아주 화려하게 복귀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박준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