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약관대출 피해…법원 “보험사, 피해방지 노력 안했다면 배상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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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피해 발생 시 보험사가 본인확인절차에 소홀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금융실명법이 적용되지 않는 약관대출이더라도 보험사 측에 본인확인 이행의무와 피해방지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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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측에 약관 무효 소송 제기
법원 “보험사 50% 손해배상 책임”
“본인확인절차 등 피해방지 노력 안해”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보이스피싱 범죄로 인한 보험계약대출(약관대출) 피해 발생 시 보험사가 본인확인절차에 소홀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져야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금융실명법이 적용되지 않는 약관대출이더라도 보험사 측에 본인확인 이행의무와 피해방지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씨가 삼성생명보험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가정주부 A씨는 2021년 4월 자식을 가장한 보이스피싱범이 보낸 “휴대전화 수리비를 달라”는 문자 메시지에 속아 운전면허증, 은행계좌 비밀 번호 등을 전송했다. 이후 보이스피싱범 지시에 따라 휴대폰 원격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한 A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비대면 대출로 5000만원 보험계약대출을 피해를 입었다. 보험계약대출은 가입한 보험계약의 해지환급금의 일정 범위 내에서 받는 대출을 말한다.
A씨는 의사와 상관없이 맺은 계약인데다 보험사 측이 본인확인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약정 무효를 주장했다. 보험사 측은 약관대출은 A씨 휴대전화를 통한 문자 인증, 공동인증서를 통해 본인확인이 절차를 거쳐 체결됐기 때문에 법률 효과가 존재한다고 맞섰다. 약관대출이 금융실명법상 본인확인 의무가 적용되지 않다는 점도 들었다.
김 판사는 보험사 측에게 대출금액 절반(25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김 판사는 “(대출 과정에서)피고는 이용 명의자의 피해방지를 위해 전자금융거래법 및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서 정하고 있는 비대면 전자금융거래 시 금융회사 등이 취해야 할 본인확인절차 및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의한 피해방지를 위한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며 “A씨가 보험계약대출로 인해 입은 피해에 대해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금융실명법에서 정하는 본인확인의무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전자금융거래법 또는 통신사기피해환급법에서 요구하는 비대면 전자금융거래시의 본인확인의무 또는 통신사기피해방지의무까지 적용되지 않거나 면제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당시 약관대출에 사용된 공동인증서는 대출 신청 직전에 발급된 점, 대출 신청이 주말에 이뤄진 점, 1일 대출 한도를 모두 신청했던 점 등을 고려하면 의심할 만한 정황이라고 판단했다. 또 보험사 측이 문자 인증과 공동인증서 확인만 거쳤고 비대면실명 필수적 확인방법 5가지(▷실명확인증표 사본 제출 ▷영상통화 ▷접근매체 전달 과정에서 확인 ▷기존 계좌 활용 ▷4가지에 준하는 방식)는 이용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dingd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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