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경매 유예 금융사에 '제재 면제' 비조치의견서 발급 완료

기사내용 요약
20~24일까지 93건 경매 유예 이뤄져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전세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가운데 인천 미추홀구 한 아파트에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3.04.20. dy0121@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전세사기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에 제재 면제를 약속하면서 경매 유예 조치가 점차 효과를 내고 있다.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 19일 각 금융업권에 경매 유예에 신속한 협조를 요청하는 내용의 비조치의견서 발급을 완료했다.

비조치의견서란 고의 또는 중과실로 사후관리를 부실하게 하거나 금융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려워 제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는 현행 제재 규정상 전세사기 피해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내준 금융기관이 정해진 절차와 기간에 따라 채권 회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면제를 확약한 것이다.

금감원의 여신업무 관련 제재 규정에 따르면 금융 관련 법규 위반, 고의 또는 중과실로 인한 신용조사·사업성 검토 및 사후관리 부실, 금품이나 이익을 제공하는 부정한 청탁 등에 따른 여신인 경우 제재 대상이 된다.

그러나 최근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한 전세사기 사태와 관련해 긴급 피해구제와 주거안정이 시급하고 정부 정책에 협조할 필요성도 있는 만큼 금융기관이 자율적으로 담보권 실행을 유예한 것은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비조치의견서에 "금융기관이 전세사기 피해 임차인이 거주 중인 전세사기 피해 주택(담보물)에 대해 전세사기 피해자의 긴급한 주거안정 및 피해 구제 목적으로 담보권 실행을 유예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 금융기관 내규에 따른 경매절차 등 담보권 실행을 유예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또 "이 경우 금융기관 직원이 내규에서 정한 경매절차를 일정기간 유예하더라도 고의 또는 중과실로 사후관리를 부실하게 하거나 금융관련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제재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확인했다.

금감원의 비조치의견서 발급이 완료되면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 주택에 대한 경매 유예 조치도 점차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 20~21일 경매 기일이 도래한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주택 59건은 유찰된 4건을 제외하고 55건이 유예됐다. 이어 지난 24일 경매 기일이 도래한 38건은 모두 연기됐다.

다만 경매 유예 조치가 시행된 이후에도 영세 부실채권(NPL) 사업자가 보유 중인 4건은 경매가 미뤄지지 않고 유찰됐다.

통상 금융기관은 대출금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채권을 대부업체나 채권추심사 등 민간 채권관리회사에 넘겨 부실을 최소화하는데 영세한 회사의 경우 매입한 채권을 매각해야 수익을 낼 수 있는 나름의 사정이 있어 금융당국의 통제가 쉽지 않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매입임대를 추진키로 한 것에 발맞춰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를 통해 경매 유예에 협조하지 않고 있는 NPL 매입기관의 피해주택 채권을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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