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역사적 책임 끝이 없다”사과 vs 日 의원 87명 야스쿠니 참배 [핫이슈]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이 지난 19일 폴란드 바르샤바를 방문해 유대인 학살을 또다시 사과했다. 나치 독일군이 1943년 바르샤바에서 유대인을 학살한 데 대해 “독일인이 행한 끔찍한 범죄에 용서를 구한다”라며 “독일의 역사적 책임에는 끝이 없다”라고 했다. 그는 나치 독일의 폴란드 침공 80주년인 2019년에도 바르샤바를 방문해 거듭 용서를 구한 바 있다.
반면 독일과 함께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던 일본은 사과는커녕 전범을 추모하는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국회의원 87명은 2차 세계대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역시 ‘내각 총리대신’ 이름으로 공물을 보냈다. 이는 일본의 침략을 겪은 이웃 국가들의 고통을 무시하는 처사다. 야스쿠니 신사에 합사된 A급 전범 중에는 태평양 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 미얀마의 도살자로 불렸던 기무라 헤이타로, 난징대학살에 책임이 있는 마츠이 이와네 등이 포함돼 있다. 이런 곳을 집단 참배한 의원들은 침략 전쟁을 반성하는 마음이 있기나 한 것인지 궁금하다.
일본은 독일이 진정한 반성으로 주변국의 신뢰를 얻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1970년 빌리 브란트 당시 독일(서독) 총리는 바르샤바를 방문해 유대인 위령탑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두 손을 모은 그의 모습에 폴란드와 세계는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95년 로만 헤르초크 당시 독일 대통령은 ‘국가 사회주의(나치) 희생자 추모의 날’을 정하고 “기억이 멈추어서는 안 된다. 미래 세대에게 깨어 있으라고 경고해야 한다”라며 과거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2011년 당시 폴란드 외무장관이 “독일이 유럽을 이끌어야 한다. 독일이 그렇게 한다면 폴란드는 독일 편”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일본 정치인들은 이제 사과와 반성을 입에 올리지조차 않으려 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끝난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1998년 한일공동선언을 포함해 역사 인식에 관한 역내 내각의 입장을 계승한다”라고만 했을 뿐이다. 한국 측이 강제징용 배상 책임을 일본 기업에 묻지 않는 ‘제3자 배상’이라는 양보안을 제시했는데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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