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뿔날만 하네...‘홈술’ 트렌드에도 웃지못한다는데
업계 “韓상품 입지 넓히려면 稅개편 필요”
양·도수 비례 전환시 소주가격 크게 올라
정부, 소주업계 반발 우려에 “신중 검토”
25일 정부 등에 따르면 과세 당국은 위스키 과세 방식 개편 여부를 신중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가격이 올라갈수록 많은 세금을 매기는 현행 ‘종가세’ 체계를 유지할지, 양이나 도수에 비례해 과세하는 ‘종량세’로 바꿀지가 관건이다.
1968년 시작된 위스키 종가세 체계는 55년째 유지 중이다. 종가세 방식에 따라 위스키에는 출고가의 72%에 해당하는 주세가 붙는다. 여기에 주세의 30%인 교육세와 출고가에 주세와 교육세를 합산한 금액의 10%인 부가가치세도 같이 부과된다.
이에 국내 위스키 제조업계는 종량세로 과세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수입 위스키가 국내에서 입지를 넓혀가는 상황에서 국산 위스키 판매를 늘리려면 가격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행 종가세 체계 하에선 판매가를 낮게 잡기 어렵다는 것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스카치 등 위스키류 수입액은 2억6684만달러로 1년 전(1억7354억달러)보다 52.2% 급증했다.
위스키는 고가의 재료와 장기간의 숙성이 필요한 만큼 다른 주종에 비해 출고가 자체가 높다. 이 때문에 현행 종가세 체계 하에서는 위스키에 높은 세금이 부과된다. 만약 위스키에 종량세가 적용되면 10만원짜리 40도 750ml 위스키 한 병과 40만원짜리 40도 750ml 위스키 한 병에 동일한 세금이 붙게 된다.
‘김창수 위스키’의 김창수 대표는 최근 국세청에 “우리 실정에 맞는 종량세 도입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공식 건의했다. 한국 기후는 위스키 제조에 적합하지 않아 제조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세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세계적인 싱글몰트 위스키 산지 스코틀랜드에서는 오크통 숙성 시 1년 증발량이 1~2%에 불과하지만 한국의 연간 증발량은 10%에 육박한다.
정부는 종량세 전환에 따른 소주 판매 가격 상승은 소주업계와 소비자의 반발을 살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증류주 과세 체계를 종량세로 전환할 경우 소주 가격이 오르게 되니 (종량세 전환은) 신중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올 하반기 발표할 내년도 세제 개편안에 위스키 과세 방식 개편이 담길 확률은 낮다는 것이 기재부의 설명이다.
소주업계는 이미 원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매 가격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소주의 원료인 주정(酒精) 가격은 최근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주 한 병 가격에서 주정은 약 15%를 차지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소주업계는 통상 주정 가격이 오르면 한 달 내로 소줏값을 인상했다.
맥주와 막걸리에는 3년 전부터 종량세가 적용되고 있었다. 정부가 2019년 맥주와 탁주에 한해 종가세를 종량세로 전환하기로 한 데 따른 결과다. 정부의 결정은 세 부담에 원가와 재료의 질을 높이지 못하는 맥주·탁주업계의 고충을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종량세로 바꾼 후 캔맥주에 붙는 주세는 ℓ당 830.3원으로 종전보다 291원 저렴해졌다. 교육세와 부가가치세까지 포함하면 캔맥주에 부과되는 세금 액수는 도합 415원이 낮아졌다. 병맥주는 ℓ당 23원, 페트병은 39원이 각각 올랐다. 맥주·탁주의 종량세 전환 당시 정부는 증류주에 대해서도 종량세 전환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별다른 계획은 발표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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