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서 반도체법·IRA 구체적인 성과 나와야 [핫이슈]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은 윤 대통령 방미 사전 브리핑에서 미국의 반도체법과 IRA이 의제가 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큰 틀에서 어떤 포괄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양국 정상이 논의는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미국과의 경제외교의 핵심을 “첨단 기술동맹 강화”라고 강조했다. 첨단 산업 공급망과 과학기술 협력을 통해 두 나라의 경제적 유대를 강화하고 상생의 길을 찾겠다는 취지다. 이런 측면에서 반도체법과 IRA 협상은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두 법의 시행 과정에서 우리 기업에 그렇게 피해가 크지 않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우리 기업들은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더 심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번에 대규모 경제사절단이 윤 대통령과 동행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경제사절단에는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주요 그룹 총수가 대거 포함됐다. 이들은 미국 정계 인사와 거래업체 최고경영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당연히 반도체법과 IRA 시행에 따른 피해를 줄이려는 노력도 할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 규모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첨단 패키징 제조시설를 짓는데 150억달러를 투입할 방침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반도체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영업 기밀일 수 있는 세부 데이터를 요구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은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반도체지원법은 보조금을 받으려면 예상 현금흐름과 예상이익, 대차대조표, 웨이퍼 종류별 생산능력, 공장 가동률, 예상 수율, 소재와 소모품 내역, 인건비와 연구개발 비용 등 상세한 자료까지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보조금 규모가 막대한데다 보조금을 받지 않겠다고 하면 미국 정부 정책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어 우리 기업으로서는 따르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반도체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미국 정부 정책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에서 우리 기업들의 이런 어려움을 잘 전달해야 한다.
지난해 8월 시행에 들어간 IRA는 최종적으로 북미에서 조립된 전기차에 대해서만 세액 공제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 골자다. 배터리 핵심 부품의 50%의 이상을 북미 지역에서 제조해야 한다는 조항도 한국 기업에 타격을 줄 수 있다. IRA은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배터리 소재로 쓰는 광물을 중국에서 많이 수입하고 있는데 2025년까지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찾아야 한다. 중국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때까지 시간적 유예를 두거나 세부 규정을 완화하는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지난 17일 미국 정부가 최종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 전기차 16종에는 한국 자동차가 모두 제외됐다. 우리 정부가 예상한 것보다 비우호적인 쪽으로 흐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런 흐름을 돌려놓을 구체적 성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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