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체이자율 가산금리는 왜 3% 그대로일까

이명철 2023. 4. 25.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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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을 연체했을 때 내야 하는 가산 이자율이 수년째 3%로 동결된 가운데 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만 최근 들어 대출 연체 부담이 늘면서 연체이자율을 감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마저 내리는데 연체이자율은 2018년 이후 그대로여서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연체이자율을 감면할 경우 도덕적 해이에 따른 연체율 확대와 대출 부실화에 따른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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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법 통해 일괄 적용, 국내 은행 연체가산금리 3%p
2018년 이후 변동 없어…‘연체액만 연체이자 부과’ 법안도
은행들 “연체이자 패널티 성격, 감면하면 연체율 늘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대출을 연체했을 때 내야 하는 가산 이자율이 수년째 3%로 동결된 가운데 이를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금리로 이자 부담이 커지고 연체율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취약 차주의 부담이 커지고 있어서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6개월 변동금리는 연 4.21~5.785%로 올해 첫 영업일(1월 2일) 5.27~8.12%보다 크게 낮아졌다. 상단으로 비교하면 2.3%포인트 가량 내려간 수준이다. 고정금리(혼합형)를 비교해도 같은 기간 4.82~6.76%에서 3.76~5.92%로 1%포인트 안팎 내려갔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올해 1월 3.50%까지 올라간 후 내려올 기미가 없지만 대출금리는 낮아지고 있는 추세다.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이유는 고금리 기조에서 주담대나 신용대출 등을 받은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에서는 은행권에 대출금리를 낮출 것을 지속 요구했으며 올해 은행채 등 시중금리 인하와 맞물리며 대출금리가 내려가게 됐다.

반면 은행권 대출 연체에 대한 이자율은 그대로다.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국내 19개 은행의 연체 이자율은 ‘대출금리+3%’로 모두 같다. 최고 연체이자율은 우리은행(가계·12%), IBK기업은행(11%), 한국씨티은행(14.9%)을 제외하고 일제히 15%라고 공시했다.

연체이자율이 이 같은 이유는 금융당국이 정한 규정 때문이다. 금융위원회는 2018년 취약 연체차주에 대한 지원 방안을 발표하며 당시 6~9% 수준이던 연체 가산금리를 3%로 인하했다. 이런 기준은 대부업법 고시를 통해 은행권과 비은행권에 일률 적용된다. 은행들은 해당 고시를 따라 연체이자율을 정했을 뿐 일부러 똑같은 금리를 적용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다만 최근 들어 대출 연체 부담이 늘면서 연체이자율을 감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대출금리마저 내리는데 연체이자율은 2018년 이후 그대로여서 부담이 된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감독원이 이날 발표한 2월말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이상 원리금 연체기준)은 0.36%로 전월말(0.31%) 대비 0.05%포인트(p) 상승했다. 2월중 전월말 대비 연체율 변동폭을 감안하면 코로나19때 증가폭의 2배에 달한다.

대출을 연체하면 얼마를 더 추가로 내야 할까. 은행연을 통해 신용대출 원금이 1억2000만원이고 약정이자율 연 5%로 10년간 원금균등상환방식 대출을 받은 사례를 시뮬레이션해봤다. 이때 원금 분할상환금은 100만원이다. 연체가 1개월 시점, 즉 분할상환금을 2회 내지 못했을 때 지연 배상금은 약 1만원에 불과하지만 연체 3개월 시점은 약 161만원, 6개월이 되면 401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11월 대출금 일부를 연체하면 원금 전체가 아닌 연체한 부분에 대해서만 연체이자를 물리도록 하는 금융소비자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연체 이자에 대한 부담이 커지면서 대출 부실화가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연체이자율을 감면할 경우 도덕적 해이에 따른 연체율 확대와 대출 부실화에 따른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연체이자는 신용에 대한 약속을 저버리는 행위에 대한 패널티(제재) 성격이 강한데 이자에 대해서만 연체이자율을 물리면 ‘연체이지만 조금 더 내면 된다’는 안이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다”며 “연체율이 올라가게 되면 결국 은행에선 충당금을 더 쌓을 수밖에 없어 실적에도 악재”라고 우려했다.

이명철 (twomc@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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